나만의정리함

매머드 살아난다_3

서나노야 2006. 9. 30. 22:23
죽음의 추위

「아이스 에이지2」
매머드의 멸종에 대한 미스터리는 이뿐만이 아니다.

1902년 시베리아의 베레소브카강 기슭에서 반쯤 무릎을 꿇고 반쯤 선 자세로 죽은 매머드가 발견되었다. 이와 같이 죽은 매머드는 시베리아, 알래스카, 캐나다 등의 영구통토에서 냉장고에 들어 있는 고깃덩이처럼 영구보존 된 채 수없이 발견되고 있다.

몇 만 년이 넘는 세월이 흘러갔음에도 매머드의 고기를 시식해 본 사람들의 말은 지금도 충분히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싱싱하다고 한다. 냉동되었기 때문에 완전한 보존 상태로 발굴되는 매머드의 개체 수가 상당히 많이 있는데 학자들을 놀라게 한 것은 매머드가 입에 나뭇잎과 풀, 애기미나리아재비(노랑꽃이 피며 목초지에 많은 풀)를 물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매머드의 시체들이 빙하에서 발견되자 학자들은 그들의 죽음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간명하게 해석했다.

‘매머드의 거대한 무리들은 북극의 대평원인 툰드라에서 당시 여름철이면 자라고 있던 풀과 갈대, 그리고 그 밖의 다른 식물들을 뜯어먹으면서 배회하고 있었다. 가끔 그들 중 한 마리가 강 속의 얼음 속에 갇히거나 질퍽질퍽한 늪지에 빠져 질식하한 후 급속 냉동되어 거의 변형되지 않고 지금까지 보존되었다’

비교적 매머드가 냉동된 채로 발견된 이유를 잘 설명한다고 여겨졌던 이 설명도 근래 학자들을 가장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 중에 하나이다.

베레소브카 매머드 : 대규모 해빙이 있었을 때 급속 냉동된 매머드의 시체로 북부 시베리아, 알래스카 등지에서도 매머드들이 발견된다.(상페테르부르그 동물학박물관)
우선 매머드들은 강이 있은 적이 없는 툰드라에서 발견된다는 점이다. 또한 발견된 매머드들이 모두 강물에 빠져 죽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빳빳하게 선 채 죽은 것이 많기 때문인데다 심지어는 페니스가 발기되어 있을 정도로 갑자기 질식한 것도 발견되었다.

더구나 학자들을 놀라게 하는 것은 북극의 얼음 정도의 온도로는 매머드와 같은 거대한 동물을 급속 냉동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결빙온도에서 서서히 고기를 냉동시키면 고기의 세포 속에 얼음의 결정이 형성되어 세포들이 파열되고 고기의 수분이 빠져 버리는데 발견되는 매머드의 경우 살이 있는 것과 다름없을 정도로 싱싱한 상태이다. 따라서 습지 등에 빠져 천천히 냉동되었을 경우에는 상당히 많이 발견되는 매머드처럼 싱싱하게 보존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매머드와 같이 두터운 모피로 싸여 있는 거대한 동물을 급속냉동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섭씨 영하 100도라는 엄청난 저온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는데 이러한 저온은 북극에서조차 기록된 바가 없다는데 주목한다.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앞에서 설명한 매머드가 애기미나리아재비를 먹고 있었다는 점이다. 애기미나리아재비는 일조와 강우가 번갈아 나타나는 기후에서 잘 자란다. 그러므로 이 매머드는 한때 기후가 온화한 평원에서 애기미나리아재비를 평화스럽게 뜯어먹고 있었음이 틀림없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발굴 형태만 본다면 매머드들이 갑자기 서있는 자리에서 그대로 냉동이 될 정도로 급작스럽게 혹독한 추위에 부닥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혹독한 상황은 영화 「투모로우」에서 등장하는 장면과 유사하다. 학자들을 더욱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것은 이러한 현상이 상당히 멀리 떨어진 넓은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보여 진다는 점이다.

국립중앙과학관의 성체 매머드
이런 놀라운 매머드의 발굴에 대해 학자들의 해설은 이제까지 알려진 것보다 매우 거대한 화산 분출이나 특별한 재난(혜성 충돌 포함) 등이 매머드가 살고 있던 광대한 지역에서 일어났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대형 화산이 분출되면서 화산성 가스가 대량으로 분출된다. 이러한 가스가 대기의 상층부로 분출되어 올라가서 소위 ‘핵겨울’과 같은 급냉 현상을 일으켰다는 설명이다.

냉동전문가들은 화산이 폭발한 가스가 엄습한 지역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기온이 내려갈 수 있다는데 의견을 일치한다. 매머드가 시베리아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을 때 화산 폭발 등으로 혹독한 추위가 갑자기 몰아닥쳐 매머드가 문자 그대로 꽁꽁 얼어붙었다는 설명이다.

아마도 매머드는 몇 초 이내에 죽었고 수 시간 내에 단단한 얼음 조상(彫像)이 되었고 그런 상태로 땅속에 영구히 묻혀 버렸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이런 혹독한 상황에 의해 얼마나 많은 매머드들이 피해를 입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투모로우」에서 나타나는 장면들이 결코 상상만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과학자들이 근간 이런 미스터리에 대해 명쾌한 설명을 제시할 것으로 생각한다.


매머드를 부활시키자

매머드의 멸종이유가 아직도 명쾌하게 풀린 것은 아니지만 근래 매우 고무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유전학 연구결과를 토대로 영화 「쥬라기공원」에서 공룡의 복제가 커다란 화두가 되었지만 현실적으로 공룡의 복제는 불가능하다는데 학자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그러나 남극이나 시베리아에 냉동된 채 보존되어 있는 매머드를 살려내는 경우는 상당한 현실성을 갖고 있다. 적어도 매머드는 공룡과는 달리 완벽하게 보존된 냉동 상태의 시신이 발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단원은 리처드 스톤의 글에서 많이 참조했다.

1990년 일본의 고토 가즈후미 박사는 죽은 황소의 정자를 난자와 수정시키는데 성공했다. 수정된 난자는 암소의 자궁에 착상되었고 무사히 송아지가 태어났다.

매머드 복원에 앞장서고 있는 고토 박사 : 고토 박사는 매머드 정자를 채취하여 코끼리 난자에 주입 잡종 암컷을 탄생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고토 박사는 정자의 머리 부분에 있는 유전 정보가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다면 즉 DNA가 손상되지 않고 남아 있는 매머드의 정자를 발견할 수 있다면 매머드를 복원시키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고토 박사가 매머드의 정자를 채취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동결정자의 높은 생존율 때문이다. 정자는 다른 세포에 비해 세포질 내에 존재하는 소기관의 수가 적다. 정자는 탄생 목적에 맞게 전달할 유전자(핵)와 이를 전달하는데 필요한 필수 세포질만 갖고 나머지 소기관들은 모두 버린다. 즉 다른 세포에 비해 세포질 양과 수분이 적어 얼음결정의 피해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롭다.

또한 정자는 냉동에 강한 구조적 특성을 갖고 있다. 보통 세포의 염색체는 기다란 이중나선이 새끼줄처럼 복잡하게 꼬여 동그랗게 뭉쳐있다. 이때 염색체가 서로 얽히는 것을 방지하고 ‘압축’의 능률을 높이기 위해 ‘히스톤’이라는 단백질이 존재한다. 히스톤 단백질은 염색체가 휘감을 수 있는 일종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것이다.

더구나 정자에는 히스톤 대신 ‘프로타민’이라는 단백질이 들어 있다. 프로타민 단백질은 히스톤보다 안정된 구조를 갖고 있고 특히 열에 강하다. 즉 냉동시켜도 얼음결정의 공격에 비교적 강한 특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정자의 냉동 후 생존율은 적어도 50퍼센트, 최고 90에 달한다고 이동률 박사는 적었다.

중국 계림의 상비산 : 학자들은 매머드의 정자 또는 체세포를 코끼리에 착상시켜 유사매머드를 만든 후 유사 매머드를 계속 교배시키면 멸종된 매머드와 매우 유사한 동물을 태어나게 할 수 있다고 추측한다.
매머드를 복원시키는 또 다른 방법은 기존에 많은 학자들이 성공한 포유류를 복제하는 방법 즉 이언 월머트 박사의 복제양 돌리를 만드는 체세포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일본의 이리타니 아키라 박사가 이 방식을 주도하고 있다.

사실상 매머드가 냉동되는 동안 신체 조직에 들어 있던 DNA가 손상되지 않았다면 이 방식으로 매머드를 복제하는 일이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학자들은 추정한다. 매머드 세포에서 세포핵을 추출하여 코끼리 난자에 주입시켜 수정란을 코끼리 암컷의 자궁에 착상시키는 것이다. 이후 유사 매머드를 계속 교배시키면 결국 멸종된 매머드와 매우 유사한 동물이 태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학자들이 아직까지 완전한 매머드의 정자나 DNA를 갖고 있는 세포를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시베리아 등 동토에 매장되어 있는 매머드는 계속 발견되므로 그들 중에서 완전한 DNA가 남아있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렇다면 빙하기의 거인을 부활시킴으로써 인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일부 학자들은 매머드를 이전에 살았던 환경과 전혀 다른 환경에서 부활시키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비도덕적인 일이라고 까지 주장한다. 그들은 매머드가 멸종한 상태로 평화롭게 쉴 수 있도록 내버려 두라고 촉구했다. 미국의 고생물학자 윌리엄 베리먼 스콧 박사는 단호하게 말했다.

“매머드가 멸종한 뒤 인류의 생활은 훨씬 더 풍족해졌다. 이 동물이 멸종했기 때문에 우리는 하늘에 진심으로 감사드릴 수 있다.”

스콧 박사의 말처럼 매머드가 다시 태어난다는 것을 악몽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멸종된 동물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매머드를 복원시키는 것이 중요하며 인간이 이룩하고 있는 찬란한 과학적 성과의 시작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지상에서 사라져 신화 속으로 들어 가버린 동물들은 과거부터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아 왔다. 인간들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공룡은 무려 6천5백 만 년 전에 멸종되어 어떤 인간도 보지 못했으며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용에 대한 전설이 계속 인간에게 전달되는 것은 멸종된 동물에 대한 아쉬움이 배어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가능하다.

이들 멸종되었던 동물을 살려내어 실물로 볼 수 있다는 것처럼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시키는 것은 없다는 설명도 있다.

오래 전에 멸종된 동물들을 되살려 동물원을 만들려는 계획은 세계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다. 2000년 1월 스페인의 오데사 국립공원에서 죽어 멸종된 염소의 아종인 부카도(bucado), 1920년대에 멸종된 후이아(huia)새, 1936년에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태즈메이니아호랑이 또는 유대늑대라고 불리는 타이라신(thylacine) 등이 복제 연구 중이고 호랑이 복제 연구도 진행 중이다.

태국의 아시아흰코끼리를 복원시키려는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태국의 왕 라마 3세(재위 1824~1851)가 기르던 흰코끼리의 표본이 알코올에 담겨져 보관되어 있으므로 표본은 이미 확보되어 있는 상태이다. 태국의 흰코끼리를 복제하는데 많은 관심이 몰리는 것은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눈 주위와 코가 밝은 색을 띠고 있는 아시아 코끼리가 세상에서 가장 환상적인 동물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근간 살아있는 매머드를 비롯하여 사라진 동물들이 우리 곁에 등장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결코 공상영화에서의 일만은 아닐 것 같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