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정리함

비오톱(biotope)

서나노야 2006. 9. 25. 07:56
 

 도심 속 생태계 보존공간 ‘비오톱’ - 경향신문

 동강 제장마을에 습지 비오톱 만든다 - 내일신문

 남산에 뱀 돌아와… - 한국일보

 어릴 적부터 수도 없이 들어온 ‘편식을 하면 안 된다’는 말. 왜 편식은 안 좋은 걸까? 너무 쉬운 문제였나. 답은 모두가 예상했듯 영양의 불균형을 초래하기 때문. 좋다고 한 가지 음식만 고집하거나 특정한 식품군을 기피할 경우 처음엔 괜찮은 듯 싶다가도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이 반응을 보인다. 편향된 취향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은 비단 음식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숨 쉬고 생활하는 공간 역시 그러하다.

경제성장 정책으로 몸을 부풀려온 도시 탓에 자연은 딱 그만큼 사라졌다. 사람들은 자꾸만 도시로 이동했고, 대부분의 공간이 도시화 되어 갔다. 건물은 높게 높게, 그리고 빽빽하게 들어찼다. 그랬더니 이번엔 땅이 앓는 소리를 낸다.

땅이 앓으니 따라서 그 땅에 사는 인간이 앓았다. 인간들은 그제서야 자연을 되찾기 시작했다. 도시 곳곳에 나무를 심고, 산책로를 마련하고, 인공호수도 뚝딱뚝딱 만들었다. 이러한 움직임이 바로 ‘비오톱’이다. 비오톱이란 독일어로 생물을 뜻하는 ‘비오(Bio)’와 장소를 뜻하는 ‘톱(Tope)’의 합성어로, 야생 동식물과 인간이 공존 가능한 생태계 환경을 의미한다. 우리말로는 ‘소규모 생물 서식공간’이라고 표현한다. 최근에는 의미가 확대돼 도시와 지역의 각종 생물이 함께 살 수 있는 공간의 보전•조성활동 또는 그 장소를 지칭할 때도 사용된다. 지난해 눈길을 끌었던 청계천 복원사업을 대표적 예로 들 수 있다.

생태계 파괴를 저지하고,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는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비오톱이지만 이것이 오로지 인간을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될 때 문제점도 나타난다. 인공수로는 엄청난 전력소모로 인해 에너지 고갈 문제를 낳으며,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으면 오염은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

얼마 전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상처를 안긴 폭우가 있었다. 필자는 그것을 지구가 또 한번 앓는 소리를 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병이 난다는 것은 몸에 이상이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다. 조용히 급속도로 진행되는 병보다 적절한 때에 고통의 신호를 보내주는 병이 더 고맙다. 신호가 울릴 때 조치를 취하면 더 큰 병도 막아낼 수 있다. 그 동안 우리는 도시만을 너무 편애했던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책 속에서 얻을 수 없는 단 한줄의 문장을 위하여 오늘도 바람을 가르며 나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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