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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과 오랜만에 옛날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실상 은밀한 첫 경험에 대한 화제였다. 유난히 젊은 여인들과 대화가 잘 통했던 오빠 같은 김모 부장님, 나이 40대 중반이며 아주 모범적인 가장이신 그분이 한 두잔 술이 걸쳐지니 입을 여신다. “요즘 젊은이들은 성교육을 다시 해야 해. 물론 순결이 중요하지만, 기계는 새것인 채로 오래 두면 저절로 망가지기 마련이거든.” “꺄악, 부장님 어쩜 그런 말씀을……” 어르신의 말씀이 너무 원색적이고 개방적이라 놀라면서도 내심 맞는 말이다 싶은 수긍이 갔다. 그래서 여고생들처럼 졸라댔는데. “첫사랑, 아니 첫 경험이야기 해주세요.” 남자들의 첫 경험이 너무 궁금했고 부장님은 꼭 사실대로 이야기 해줄 것 같은 믿음이 있었으니까, 그렇다고 우리들 중 누구랑 연애하자고 덤비실 원조틱한 기질을 가지신 분은 더더욱 아니었으니 그런 요구를 했었던 거다.
우리 동네에 사는 아름다운 누나가 있었지. 고등학교 때. (어머나 조숙해라. 그 시대에?) 그 누나가 먼저 나를 좋아했었어. 키스도 그 누나가 먼저 덮쳤어 했거든. 어째 저째 해서 난 그 여자를 내 것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 길가로 난 그녀의 창을 매일 노렸지. 방법도 모르고, 그냥 여자를 안고 하면 되는 거니까 별 걱정은 없었어. 친구들과 같이 매일 같이 훔쳐 보던 야한 잡지들을 봐서 여자의 몸은 어떤 것인지 알고 있었거든. 밤에 창 밑에 숨어 있다가 누나가 불을 끄자 신호를 보냈지. 창문을 두드렸더니 누나가 들어오라고 하더라. 말도 못하게 내 성기가 부풀어 올랐으니까, 난 주저 없이 그녀의 옷을 벗기고 파고 들어갔어. 누나가 아프다고 천천히 하라고 했지만 무슨 말인지 내가 알 수가 있나. 좋았냐고? 한 1분 정도 되었나? 스물스물 무언가가 쏟아져 나오더니만 힘이 쭉 빠지는 거지. 순간 이건 아니잖아, 했다고. 어떻게 했는지 알아? 그냥 창문을 열고 앞만 보고 도망쳤어. 무지의 소치라고 하는 거지. 당신들을 이런 경험 없어? 솔직해 봐. 난 그날 밤만 생각하면 지금도 찔끔 오그라드는 공포의 순간이야. 그 누나랑은 그 길로 연락 끊었지. 가끔 그 누나가 나타나서 가위에 눌리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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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놓고 말하는 분위기가 계속되자 숙연해 지기까지 했다. 강양이 입을 열었다.
해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것이 드는 그 남자. 꼭 하고 싶었는데, 일이 잘 진행되던 그날 마침 난 생리 중이었어요. 생리 중에 하면 안 된다는 것도 몰랐고, 남자가 그걸 어떻게 생각할지도 생각 못했죠. 그래서 어째 저째 침대까지 왔어요. 바로 그 남자의 애무를 받다가 이러다 큰일 나겠다 싶어 잠시 화장실에 가겠다고 했죠. 빨리 생리대를 빼고 아래를 깨끗이 씻어야 한다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했어요. 지금 그만 두어야 한다고 말하면 그가 헤어지자고 할 것 같았죠.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바보 같은 결정이었어요). 똑똑똑! 빨리 나오라는 그의 재촉. 모르겠다. 수건으로 닦고 무방비 상태로 나왔는데, 이걸 어째 수건에 묻은 생리의 흔적. 빨래 통에 쑤셔 넣고 나와 버렸던 거예요. 그가 꽉 닫혀 있는 제 처녀막을 두드리는데 이리저리 찌르는 느낌만 들뿐 그가 들어와있는지 알 수가 없는 거예요. “힘을 빼야지.” 그가 이렇게 말했어요. 아무리 힘을 빼도 그는 들어오지 못했죠. 아니 들어왔는지 아니었는지 지금도 모르겠어요. 그가 그 자리에서 늘어지더니 돌아 누워버렸거든요.
며칠 후 그 남자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었으니 복잡한 사정이야기는 생략하기로 하죠.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인이었으니 더더욱 우리의 섹스는 비밀리에 묻어야 했어요. 그건 그렇고 내가 돌아간 사이 빨래 통을 들여다 보고 그가 얼마나 황당해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아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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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로서는, 능숙하지 못한 애무 스킬과 조절능력이 부족한 사정력이 가장 큰 첫 섹스의 공포요소인 듯 하다. 섣불리 잘하는 척 했다가 망신을 당했거나, 마음처럼 말을 듣지 않는 사정 시점 때문에 당황해 할 수 있으니까. 여자는 또 어떤가. 섹스에 들어가면 어떤 비상사태가 벌어지는지 전혀 예상 못하고 시작했다가는 낭패를 보는 수가 많다. 강양처럼 생리가 있을 때는 섹스를 피해야 했다. 물론 경험이 많은 커플들은 생리 중에 어떻게 섹스를 해야 하는 지의 지식이 갖추어 져 있겠지만 말이다. 속옷을 잘 갖추어 입었는지, 뒷 처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섹스 중 그저 그가 하는 대로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의사를 남자에게 표현해야 한다는 것 등등 대비해야 할 것이 많다. 첫 섹스의 공포는 무지에서 온다. 내 몸에 대해 알고, 사랑을 제대로 나눌 수 있는 지식을 갖춘 후라야 첫 섹스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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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방송작가. 교양, 오락, 다큐멘터리 등 비드라마부문 섭렵. 어디든 파고드는데(?) 끼 있는 여자. '때로는 드라마처럼, 쇼처럼 우리의 인생을 구성할 수는 없을까?' 그녀의 치밀한 러브&섹스 콘티 제안, Ready? Action!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