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정리함

장교의 연인

서나노야 2006. 9. 27. 20:36

장교의 연인이 되는 것은..

다른 연인들이 이동전화 패밀리에 가입하여 밤새 사랑을 속삭 일 때..
시간 맞춰 전화 하면 교육중이라 통화 할 수가 없었지만..
한참 교육에 열중하고 있을 그가 대견하게 느껴집니다..

다른 연인들이 주말에 개봉할 영화표를 예매 하고 있을 때..
신문에 실린 주말의 영화 방영 시간만 확인하게 되지만..
언제부터인가 영화를 보러 가는것도 미안해 질 때가 있습니다..

다른 연인들이 여름을 위해 몸을 만든다고 헬스클럽이며 수영장 다닐때..
바쁘단 핑계로 여름 휴가 같은 것은 엄두도 못 낼 일이지만..
그을린 얼굴과 건장히 다져진 그의 어깨가 누구보다 듬직해 보입니다..

다른 연인들이 주말여행코스를 정한다고..
지도책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실랑이를 벌일 때..
외박 나온다는 연락 받고 한 밤, 두 밤..
손가락을 꼽으며 설레임에 잠 못 이루고 있었지만..
결국 미안해 하는 그에게 짜증 섞인 투정을 부리곤..
밤새 눈이 붓도록 울며 후회했습니다..

다른 연인들이 눈 오는 날 어깨를 맞대로 걸을 때..
이 날 만큼은 딱히 만날 친구조차 없어 쓸쓸하지만..
제설 작업 한다고 손과 발이 꽁꽁 얼어 있을 그가 떠올라..
안타까워집니다..

다른 연인들이 감기 걸리지 말라며 옷깃을 여며주고 차가운 볼을 감싸 줄 때..
감기 조심하라며 내 걱정 해 주는 그 사람..
민망하게도 벌써 감기가 걸렸다며 엄살을 부렸지만..
정작 고된 훈련과 공부까지 병행하고 있을..
그 앞에서 나는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다른 연인들이 말다툼 끝에 서로 토라져서 며칠이나 냉전상태에 있을 때..
손 끝하나 닿지 않는 곳에 있어 냉정보다 더한 침묵이 가로놓여 있지만..
마음까지 멀리 있다고 느껴 본 적 없는 것은..
그로 인해 영혼에 이르는 길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연인들이 E-mail과 pc통신, 문자 메세지로 간단하고 세련된 대화를 나눌 때..
전화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답답하고 궁금해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지만..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그에게 보낼 편지를 정성껏 쓰고는..
행복감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연인들이 커플링을 맞추고 스티커 사진을 찍고 미래를 이야기 할 때..
겉으론 아닌 척 해도 샘 나고 부러운 마음에 속에도 없는 말로..
그에게 상처를 주었지만 현실에 열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에..
밝은 미래와 희망이 보입니다...

-내게도 이런 연인이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