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정리함

대학생이 준비물이 없긴 왜 없니!

서나노야 2006. 9. 17. 07:42

초등학생때는 알림장에 준비물을 기입했었지 ⓒ전지은 대학생기자

 

물체주머니, 자, 가위, 풀....

 

어린 시절, 알림장에 연필을 꾹꾹 눌러 준비물을 적어두고 보조가방에 한가득 담아가곤 했던 준비물. 그땐 대학생이 되면 이런 거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칠판에 준비물을 적어주는 담임 선생님이 없는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준비물을 챙기느라 바쁘다. 준비물 챙기는 대학생들. 여러분은 어떤 준비물을 준비해두셨나요?


이거 안가지고 오면 큰일!

 

“OO야, 실내화 주머니 챙겼니?”

 

학교를 가려고 나설 때면 어머니는 항상 실내화 주머니를 챙겨주시곤 했다. 실내화는 항상 필요했으니까. 챙겨가지 않으면 선생님께 혼이 나기도 하고, 하루종일 비닐봉지를 발에 묶고 다니느라 고생하기도 했다. 어릴 적 실내화 주머니처럼 대학생이 되어서도 매일 같이 챙겨야 하는 준비물이 있다.

 

“운동복은 매일 같이 챙겨야 해요. 운동복 없이 실기수업을 들을 수는 없죠. 또 깜박 잊고 안갖고 나오면 가는 길에 츄리닝을 살수도 없으니 꼼짝없이 집에 다시 가서 가져오는 수밖에 없어요.” (함현재, 서원대 체육교육과 04)


"준비할 것이 굉장히 많아요. 고등학교처럼 교실이 정해져 있고 교수님이 바꿔가며 들어오시기 때문에 개인 사물함에다 준비물은 거의 다 놓고다니죠. 교합기, 덴티폼, 핸드피스, 버, 스파츌라, 러버볼, 카빙나이프, 왁스카버, 영플라이어 등등 다른 학과 학생들에게는 생소한 각종 실습기구들과 평소엔 절대 들고 다닐수 없는 수십권의 두꺼운 전공책들이 사물함과 교실 여기저기에 놓여 있어요. 그리고 실습을 위한 가운과 마스크도 항상 준비해야 해요. 필기도구는 기본이지요."  (이정은, 치대 본과3학년 치의학전공)


"시험 보는 날은 공학용 계산기를 놓고 오면 큰일 나요. 각도까지 계산해야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고 계산기 없이 계산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아요. 옆 사람에게 빌려서라도 써야하죠. 시험시간에 빌려서 쓴다는 것도 눈치 보이니까 꼭 가지고 와야해요." (오지혜, 가톨릭대 정보통신전자공학부 06)

 

등록금만 부담이냐, 준비물 값도 큰 부담

 

“엄마 준비물 사게 5,000원만 주세요.”

 

어머니께 받은 5,000원에서 4,000원으로 준비물을 사고 1,000원은 떡볶이를 사먹고 돌아가던 어린 시절. 그러나 이제 5,000원으로는 준비물 값을 해결할 수 없다. 등록금도 비싼데, 전공서적도 사야 하고, 이것저것 부수적인 준비물까지 사려니 부모님 등허리가 휠까 걱정이다.

 

사야할게 너무 많아 ⓒ전지은 대학생기자

“작품에 따라 다르지만 한 작품을 만드는 데 많은 돈이 필요해요. 몇 십만원이 들기도 하죠. 재료비도 만만치 않은 데다가 학교에 가공하는 장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으면 전문가에게 따로 가공을 부탁하는 비용인 가공비를 따로 들여야 할 때도 많고요. 한번은 작품을 구상하고 시장조사를 하다가 재료비가 많이 들고, 도저히 구할 수 없는 재료라서 그 작품을 포기하고 처음부터 다시 새로 구상한 적도 있어요.”  (김주희, 상명대 산업디자인 04 )


“입시미술을 공부할 때부터 돈이 많이 들었고, 대학교에 진학한 후로도 재료비가 많이 들다 보니까 이제는 재료비 지출에 무뎌져요. 돈이 많이 들어도 재료 고를 때 내 맘에 드는 좋은 재료를 구입하죠.” (황희진, 동덕여대 의상과 05)


“작품을 만들 때에 나무, 돌, 석고 등이 필요해요. 개인적으로 사면 너무 비싸고 단체 주문을 하면 조금 싸게 살 수 있지만 그래도 재료비가 많은 부담이 되요. 돌이랑 나무는 정말 구하기도 힘들죠.” (김민경, 동아대 조소과 05)

 

 

준비물은 다 챙겼는 데, 빠진 거 뭐 없나?

 

밤새 마신 술에 몽롱해진 정신에 빨간 눈을 하고서 수업을 듣는다고 교수님이 부모님께 전화를 하실 리는 없다. 하지만 대학생들이라면 스스로 수업을 들을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수업에 집중하는 맑은 정신이라는 귀여운 답변을 해준 대학생들도 있었다.


"졸음퇴치용 커피한잔 주세요."? ⓒ MBC

“주로 필기하면서 듣는 수업이라서 필기도구는 항상 챙기고, 가끔 원서로 하는 수업이 들은 날에는 전자사전도 챙겨오지만 빠뜨리지 말아야 할 건 바로 맑은 정신이지요. 수업 시간 내내 교수님의 말씀을 놓치지 않고 머리에 담으려면 고도의 정신력이 필요해요.” (허성락, 한신대 광고홍보학과 05)


“수업이 주로 문제를 풀거나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노트에 적어야 하는 데, 가만히 앉아서 몇 시간 동안 집중하려면 졸음이 오게 마련이죠. 그래서 잠이 안 오도록 커피를 마시면서 수업을 들어요. 필기도구 다음으로 중요한 준비물이 바로 졸음 퇴치용 커피예요.”   (박한나, 동국대 경제학과 05)

 

어느덧 새 학기의 시작. 새 노트와 필기구는 준비하셨나요?

남은 한 학기도 좋은 학점을 받기 위해서는 철저한 수업준비가 필요하겠죠.

다음 수업시간 여러분의 전공 준비물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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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은 대학생기자/ hina@imcamp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