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정리함

한국인의 대표 질환<6> 간질환

서나노야 2006. 9. 14. 05:58
한국인의 대표 질환<6> 간질환
조기 발견 어려운 ‘침묵의 장기’
농축된 형태의 녹즙·생약 등도 간에 부담
건강한 사람도 6개월마다 정기검진 받아야
2006/07/27      

간을 지키는 건강 음주법

 

첫째, 자신의 주량을 알아야 한다.

사람마다 유전적으로 다르지만 가능하면 8잔 이내가 좋다.

술 한 잔에 담긴 알코올은 주종(酒種)과 상관없이 10g 내외로 일정하다. 평균적으로 간이 알코올 10g을 처리하는 데 대략 1시간 30분이 걸린다. 따라서 다음날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면 8잔이 마지노선이다.

 

둘째,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술은 물로 다스려라’란 말이 있을 정도다. 술을 많이 마시면 수분이 보충될 것 같지만 실제론 반대다.

알코올이 소변 형태로 물을 바깥으로 끌어내기 때문이다. 역설적이지만 술을 많이 마실수록 탈수 증세에 빠진다. 과음 후 소변이 마렵고 목이 마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셋째, 숙취를 덜 일으키는 술을 마시도록 해야 한다.  

발효주보다 증류주가 좋다. 증류주도 물과 알코올 외에 다른 성분이 섞이지 않은 것일수록 숙취를 덜 일으킨다.

숙취로 제일 고생하기 쉬운 술은 포도주다. 포도주보다는 막걸리나 청주 등 곡주, 곡주보다는 맥주, 맥주보다는 위스키, 위스키보다는 소주, 소주보다는 진이나 보드카가 숙취를 덜 일으킨다.

 

 

오장육부 중 한국인이 가장 취약한 장기가 간이다. B형 간염과 C형 간염 환자 비율과 알코올 소비량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국가이기 때문이다. 이들 간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을 경우 간경변과 간암으로 악화돼 생명을 잃게 된다. 건강한 간을 유지하는 비결을 살펴본다.

 

1. 예방이 최선

간염 바이러스는 혈액을 통해 전염된다. 어떤 경우든 다른 사람의 혈액이 자신의 혈액과 섞이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간염은 에이즈보다 전염력이 수십 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액이 묻을 수 있는 주사기와 침은 매우 위험하다. 한 번만 찔려도 감염된다. 면도기·칫솔 등도 주의 대상이다.

행여 피부에 생채기가 나거나 잇몸질환으로 구강점막이 헐어 있을 경우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 접촉도 마찬가지다. 성기 점막이 헐어 혈액이 스며 나올 경우 전염될 수 있다. 배우자가 간염을 앓고 있다면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B형의 경우 항체 음성자는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간염 보균자는 간경변이나 간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 6개월에 한 번은 초음파 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

 

2. 공격보다 수비가 중요

간에 좋다는 백 가지 명약보다 간에 해로운 한 가지 물질로 간은 회복불능의 치명타를 입게 된다. 우리가 먹은 음식은 소장에서 혈액을 통해 가장 먼저 간에 도착해 무해한 성분으로 화학 처리된다.

이 과정에서 성분 미상의 물질이 섞여 있으면 간의 손상을 초래한다. 녹즙이나 생약 등 자연식품이라도 농축된 형태로 한꺼번에 들어오면 간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간염 보균자는 일상적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 최선이다. 영양제나 건강보조식품·한약재는 가능하면 먹지 말아야 한다.

 

3. 건강 보유자도 방심은 금물

혈액검사에서 B형이나 C형 간염 바이러스 항원이 나타나지만 GOT 등 간염 수치가 정상이며 황달 등 간염 증상이 없는 사람을 건강 보유자라 한다. 최근 한 대학병원에서 건강 보유자 110명을 대상으로 간 조직검사를 실시한 결과, 46%인 51명에게서 염증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혈액검사로는 건강 보유자지만 조직검사를 해 보면 간염인 환자가 많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건강 보유자라도 30세가 넘으면 간암 조기 발견을 위해 6개월에 한 번씩 초음파와 혈액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4. 최신 간염 치료제 등장

최근 주목할 만한 신약이 잇따라 국내 의료계에 도입됐다. 주인공은 다국적 제약회사 GSK의 B형 간염 치료제 헵세라와 로슈의 C형 간염 치료제 페가시스다.

헵세라는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유전자 복제에 필요한 효소 작용을 차단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치료제로 하루 1회 복용한다.

헵세라의 장점은 부작용이 적고 기존 치료제인 제픽스에서 나타나는 돌연변이 내성 바이러스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헵세라는 제픽스 치료 시 바이러스 내성이나 변이가 나타났던 환자들에게 특히 유용하게 사용될 전망이다.

페가시스는 기존 C형 간염 치료제인 인터페론의 분자구조식을 바꿔 편이성을 높이고 부작용을 줄인 치료제로 먹는 약이 아닌 주사제다.

페가시스의 출현으로 C형 간염은 6개월에서 1년만 치료 받으면 약물을 끊어도 재발되지 않는 이른바 완치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헵세라와 페가시스는 모두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건강 보유자가 아닌 간염 환자가 치료 대상이다. 둘 다 신약으로 약값이 비싸고 건강보험이 극히 제한적으로 적용된다는 것도 알아둬야 한다.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