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정리함
"성의 생물학 강의’
서나노야
2007. 8. 15. 01:48
김영민 선생님 ‘성의 생물학 강의’ 한남대 생명과학
솔직한 이야기 아름다운 성(性)의 세계로 | |
한남대 최고의 인기 교양과목은 단연 ‘성의 생물학’이다. 매학기 800여명의 학생들이 이 수업을 수강한다. 이토록 이 과목이 인기있는 이유는 수업을 들었던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강력 추천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울 수 있고, 배우는 내용 또한 재미있고, 수업도 흥미진진하다는 이 강의를 들여다보자. | |
“1번, 2번, 3번...........” 출석을 부르는 소리다. 다른 강의와는 달리 학생수가 많기 때문에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다가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150여명이 가득 찬 강의실은 후덕지근하다. 하지만, 교수님의 입심좋은 말솜씨 덕에 학생들은 3시간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강의가 시작되자 모든 학생들은 교수에게 집중한다. 말 한마디, 동작 하나하나에 관심을 기울인다. 그의 칠판에는 온통 남성, 여성의 성기, 체위 등으로 채워진다. 하지만 누구하나 고개를 돌리거나, 야유를 하지 않는다. 감출수록 더 궁금해지고,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이 사람의 본성. 김영민 교수는 아예 이러한 것을 없애고 적나라(?)한 강의를 한다. | |
“하하하~~~~~~~” 한바탕 웃음보따리가 터진다. “남학생들은 다 알겠지만, 보통의 남자들은 새벽에 한 번씩 ‘발기’를 합니다. 속된 말로 텐트를 친다고들 하죠. 텐트를 치지 않는 놈한테는 돈도 빌려주지 말라고 했습니다.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 그만큼 텐트를 치는 것은 지극히 건강하다는 증겁니다. 혹시 자기가 텐트를 치는지 안치는지를 알려면 우표를 사세요. 3~4장을 연결된 상태로 사서 음경에 감아둡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우표가 끊어져 있으면 ‘아~ 난 건강하구나’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하하하~~~~~~” | |
1시간 30분여에 걸쳐 진행된 강의 뒤에는 다시 1시간 분량의 비디오를 시청한다. 때로는 야하기도 하고, 때로는 충격적인 내용들. 귀로만 들은 강의 내용을 화면을 통해 시각적으로 배우면 그 효과는 배가 되고, 머리 속에 깊이 각인된다. 인간은 누구나 성(sex)을 가지며, 그것은 더러움이나 깨끗함도, 선도 악도 아닌 그저 꽃처럼, 바람처럼, 물처럼 그대로의 자연이다. 그러나 성이란 추악한 것이라고 잘못 전달되어 그릇된 관념 속에서 속박받게 된 것이다. 아직 잘 알지 못하는 성. 그러기에 드러내놓기가 부끄러운 성. 이러한 왜곡된 성, 잘못된 성은 이 수업시간만큼에서는 사라진 듯 하다. | |
▲우리 선생님은요 | |
이와 비슷한 수업을 들은 적이 있어요. 하지만 이렇게 재미있는 수업은 없었죠. 선생님의 수업은 지루함이 아닌 즐거움이에요. 모든 선생님들이 전공분야에 관해 많은 지식을 가지고 계시겠지만, 정말 교사라는 직업은 아는 것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부분에서 저희 선생님께서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계세요. 일명 ‘친구의 친구’이야기나 유머같은 것을 활용해서 학생들의 관심을 끌고, 이해를 돕죠. | |
조수현 생명과학전공 99 | |
선생님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편안함’이 될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 사제지간은 좀 어려운 것이 사실인데, 선생님만은 그렇지 않아요. 그만큼 노력하시는 모습도 많이 보이죠.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이 많은데도 학생들 이름을 많이 알고 계시고, 모르면 알려고 노력하세요. 시험을 보고 난 후에는, ‘너 저번에 이 문제 틀렸었지?’하시면서 설명해 주시는데, ‘나에 대해서 이런 부분도 아시는구나!’하고 감탄하죠. | |
안선영 생명과학전공 02 | |
모든 일을 열정적으로 하시는 분이에요. 학교에서 하는 사업뿐만 아니라, 학과 일에도 항상 앞장서세요. 어떤 때는 밥도 못 드시고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도 들어요. | |
이혜원 생명과학전공 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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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talking | |
아직까지도 우리나라는 성(sex)을 부끄러워하거나 경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머리 속으로는 개방적으로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지만, 마음으로는 ‘아직은 때가 아니야’, 혹은 ‘창피해’ 라고 생각하는 거죠. 더욱이 지방의 경우는 훨씬 심합니다. 당장 수도권 지역의 대학만 보더라도 여성들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는다고 해서 남성들이 속된 말로 ‘날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지방의 경우는 ‘모범생’과 ‘날라리’를 외모에서 많이 판단하죠. | |
제가 독일에서 12년을 살았습니다. 영화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서양 사람들은 애정표현이 자연스럽잖아요.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성적으로 문란한 것은 아니에요. 우리들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있으니까, 잘못된 생각까지 하게 되는 거에요. 일단 그 사람들은 성을 부끄럽거나, 더러운 것으로 생각하진 않아요. 그러니까 애정표현도 자연스럽고, 당당하게 할 수 있는 거죠. 우리나라 사람들은 잘못된 성지식을 가지고 남들을 바라보기 때문에 당연히 그 인식도 왜곡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 |
얼마 전에 한남대에서도 월경페스티벌을 열었는데, 참여율이 많이 저조했어요. 연세대의 경우에는 많은 학생들과 심지어 주변 주민들의 참여도 뜨겁거든요. 홍보가 잘되지 않은 것도 문제고, 처음 하는 행사라서 학생들에게 생소한 것도 문제가 됐죠. 지나가는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기보다는 주변에서 쭈뼛거리면서 구경만 하고 지나가더군요. 쑥스러운 거에요. ‘우리나라에서 성이 올바로 서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겠구나’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
예, 참 기분 좋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제 수업을 듣고 싶어합니다. 일단 먼저 수강해본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추천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누구나 성에 대한 호기심은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특성상 모두들 ‘쉬쉬’ 해왔죠. 기껏해야 음란비디오나 잡지에서 배우는 게 성지식의 전부죠. 예를 들어, 남성들 사이에서는 ‘사이다에 미원을 타서 여자에게 먹이면 최음제 역할을 한다’는 속설이 있어요. 이런 건 정말 말도 안되는 소리에요. 제 수업시간에는 성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배웁니다. 올바른 지식은 결국 올바른 인식으로 이어지죠. 학생들이 이런 부분에 만족을 하는 것 같네요. | |
수업을 하는 데는 큰 지장은 없습니다. 평소 가르치던 대로 가르치면 되니까요. 하지만,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시험 때에요. 시험문제를 내고 채점을 해야하는데, 학생들이 몇십명도 아니고, 몇백명에 이르니까 매번 골머리를 앓죠. | |
안정환 학생리포터 k31324@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