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전례가 없는 일은 없다.
‘CNN effect’
원래는 큰 사건이 일어났을 때 집에서 TV를 보느라 문밖에 나오지 않아 소비가 줄어드는 현상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제는 의미가 변해 미디어가 어떤 사건을 계속 보도함으로써 사람들이 실제보다 사실을 과장되게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
9.11을 예로 들어보자.
비행기가 건물에 부딪치고 난리가 나자 대부분 예측 기관들은 1930년 이래 대공황이 올 것이라 우려했다. 미국이란 나라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본토가 공격을 받았고 눈 앞에서 믿기지 않는 사실이 벌어지고 있으니 사람들의 소비 심리는 위축될 대로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었다. CNN을 비롯해 FOX 뉴스들이 계속 세계 무역센터가 무너지는 장면을 보도하니 사람들에게 이런 생각을 갖는 것이 당연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효과에서 벗어나는데 1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9.11때도 예외적인 일이라고 했고 그렇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고 했지만…
북핵 사태와 같이 갑작스런 이벤트가 발생하면 명심해야 될 것이 두 개 있다.
첫째는 평상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점.
CNN effect에 매몰되다 보면 필요 이상으로 사태를 확대 해석하게 되고 그러면 정확한 판단과 전략이 세워지지 않는다. 무조건 벌어지고 있는 이벤트에서 벗어나야 되겠다는 생각만이 남는데 이 경우 큰 실수를 저지를 확률이 높다.
둘째는 과거 전례에 유의해야 한다는 점.
과거 비슷한 일은 해당 사안 때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행태에 대한 분석이다. 이번이 특이한 일인 것 같지만 세상에 특이한 일은 없다. 당시에 사람들이 그렇게 느낄 뿐이지.
지금 시장의 본류는 경제 펀드멘탈 이다. 특히 미국 경기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가 중요한데 선진국 주식시장은 미국 경기 연착륙을 가정해 움직이고 있다. 북핵은 지엽에 지나지 않는다. 북핵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의미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는 정치고 주식시장은 주식 시장일 뿐이다.
북핵 문제 이후는 사상 최고치와 연중 최고치를 넘은 선진국 시장과 지지 부진한 우리 시장의 격차에 대한 인식이 될 것이다.언제나 되어야 불확실성이 없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그때까지 주가는 가만히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