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형태학적으로 크게 북방계와 남방계로 나뉜다.
남방계는 두개골이 육면체이며 위아래로 납작해 얼굴의 길이가 짧다. 이마는 좌우가 넓고 상하가 좁으며 앞으로 볼록하게 튀어나왔다. 눈이 크고 눈썹이 진하며 쌍꺼풀이 있다. 미간에서 코밑까지 거리가 57mm 정도다. 입술이 두껍고, 이가 작으며, 귓불이 크고, 머리카락이 굵은 특징을 보인다.
북방계는 남방계와 반대로 보면 된다.
인류는 본래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남방계였다. 북방계는 인류가 빙하기를 거치면서 영하 50∼60도의 추위를 1만5000년 견디는 과정에서 생긴 돌연변이다. 북방계 일부는 시베리아를 지나 북미로 가 인디오가 됐다. 중국 양쯔 강 남쪽 낭림산맥을 기준으로 위는 북방계, 아래는 남방계가 분포한다.
북방계와 남방계의 구분은 여러모로 유용하다. 예방의학적 이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당뇨는 남방계 얼굴에서 발병률이 높다. 타이티 주민의 98%가 당뇨에 걸린 반면 몽고에는 당뇨가 거의 없다.
대체로 북방계는 쌍꺼풀이 없다. 따라서 쌍꺼풀의 유무를 추적하면 시베리아 북방계가 산지 내륙을 따라 이동한 흔적이 나타난다. 충북 산간 주민의 93%는 쌍꺼풀이 없지만 경남 해안가 주민 56%는 쌍꺼풀이 있다. 전국 평균으로는 68%가 쌍꺼풀이 없다.
경남 통영에서 발견된 6000년 전 인골을 복원한 결과 아프리카 원주민의 얼굴과 흡사했다. 그로부터 4000년 뒤의 경남 사천 인골 역시 얼굴 크기는 커졌지만 흑인을 닮았다. 동남아시아를 통해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2300년 전 충북 제천에서 발견된 인골은 북방계였다. 현재는 북방계 33%, 남방계 23%, 나머지는 중간형.
과거 한국에서는 주로 북방계 얼굴이 선망의 대상이었다. 넓은 이마, 작은 눈과 입술, 흰 피부, 초승달처럼 가는 눈썹을 가진 여자가 미인으로 꼽혔다. 머리털을 족집게로 뽑아 이마를 넓히는 행위가 유행했다.
이는 북방계 출신들이 부여 발해 고구려 백제 등의 나라를 세우고 권력을 잡으면서 생긴 현상이다. ‘쌍꺼풀이 있고, 털이 많고, 눈동자가 크면 천한 상이다’, ‘이마가 높으면 관운이 있다’는 말이 이를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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