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정리함

'강권석 방식'이라는 내기

서나노야 2006. 10. 6. 05:18
우리 골퍼들 90%이상은 ‘내기’를 한다.내기할때 가장 널리 쓰이는 방식이 스킨스게임과 스트로크플레이 방식이다.그 둘을 함께 하는 골퍼들도 있다.
 

 스킨스게임은 골퍼들이 일정액을 갹출해 모은 다음 홀별로 승부를 가려 그 홀의 승자가 그 홀에 걸린 스킨을 가져가는 것이다.스트로크플레이는 스트로크 차이에 따라 정해진 액수를 수수하는 방식이다.

 스킨스게임은 잃을수 있는 액수가 정해져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승부와 관계없을 경우 ‘대충’ 칠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스트로크플레이는 한 타 한 타 신중하게 쳐야 한다는 장점과 달리,안 되는 날에는 잃게 될 돈을 종잡을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일부 골퍼들은 스킨스게임과 스트로크플레이를 동시에 진행하기도 하는데,좀 복잡하기도 할뿐더러 안되는 날엔 더 크게 잃을 수도 있다.

 강권석 기업은행장이 지난 97년 주 뉴욕총영사관 재정경제관으로 파견나가서 현지 한국 특파원들과 라운드를 할때 내기 방식이 독특했다고 한다.스킨스게임과 스트로크플레이를 적절히 조화시킨 것인데,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은 이를 두고 지금까지 ‘강권석 방식’이라고 한다고 한다.

 4명이 함께 친다고 하면 알기쉽게 1인당 10만원씩 40만원을 모은다.그중 22만원은 스킨스게임에 할당되고,18만원은 스트로크플레이에 할당된다.

 스킨스게임은 홀당 1만원씩 걸고 나머지 4개는 파3홀에서 ‘니어리스트’를 보는 식으로 분배하면 된다.단 4명의 기량이 들쭉날쭉할 경우 핸디캡(예컨대 난도가 높은 홀에서 1타씩 부여하는 방식)을 주고받으면 된다.

 스트로크플레이 방식이 좀 독특하다.‘낫소’처럼 일단 ‘전반 나인’ ‘후반 나인’ ‘18홀 전체’ 등 세 파트로 나눈다.그 세 파트에 6만원씩을 할당하는데 각 파트에서 1위가 4만원,2위가 2만원을 갖고 3,4위는 ‘맨손’이다.낫소 방식의 특징처럼 전반이나 후반에 특출나게 잘 친 사람은 18홀 전체에서도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 스트로크플레이에서는 물론 사전에 각자의 핸디캡을 신고해야 하는데 ‘정직’이 최우선이다.A가 핸디캡 18,B가 핸디캡 14,C가 핸디캡 12,D가 핸디캡 10이라고 신고했다고 하자.네 명의 나인 핸디캡은 각각 9,7,6,5라고 할수 있다.그런데 전반 나인의 스코어가 A는 9오버파 45타(이븐파),B는 6오버파 42타(1언더파),C는 6오버파 42타(이븐파),D는 3오버파 39타(2언더파)를 쳤다고 하자.그러면 전반 나인의 순위는 자신의 핸디캡보다 2타 적게 친 D가 1위로 4만원을 갖고,1타 적게 친 B가 2위로 2만원을 갖는 식이다.

 물론 후반 나인도 똑같은 방식으로 하고,18홀 전체도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여 순위를 정한다.모두 세 번의 기회가 있으므로 참가자들에게 웬만하면 한 번 정도 수상 기회가 돌아간다.

 강권석 방식은 처음엔 좀 복잡할지 몰라도,한 번 이해하면 금세 익숙해질수 있다.

 또 다음과 같은 이점도 있다.

 첫째,처음에 돈을 낸 뒤에는 중간에 돈이 오고가지 않고,사후에 모여 정산하므로 번거롭지 않다.

 둘째,스킨스게임과 스트로크플레이의 장점이 모두 들어가 있다.잃을수 있는 돈은 최대 10만원으로 한정돼 있고,누구나 끝까지 최선을 다해 플레이해야 한다.적당한 거리에서 ‘기브’를 주는 일도 없어지게 된다.

 셋째,핸디캡을 인정받으므로 공정한 조건에서 플레이를 할수 있다.

 넷째,신고한 핸디캡보다 5타이상 적게 치는 사람에겐 시상을 안할수도 있는데,그 사람은 시상에서 제외되더라도 그날  잘 친 것만으로 만족할수 있다는 점이다.그 것에 만족하지 않을 사람이라면,처음 핸디캡을 말할때 양심을 걸고 신고할수밖에 없다.

 매번 내기 방식으로 고민하는 골퍼들은 이 ‘강권석 방식’을 원용해볼만 하다.적절한 내기로 흥미가 배가되고,잃어도 과히 기분나쁘지 않으며,플레이땐 최선을 다하지 않을수 없으니 이보다 합리적인 방식을 찾을수 있겠는가.<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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