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공룡을 보면서 실제로 움직이는 공룡을 만들어 영화에 사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이후 영화의 특수효과 기술은 날로 발전하여 이제 특수효과를 사용하지 않고는 영화를 제작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컴퓨터로 만들어진 가상의 캐릭터를 디지털 배우라고 한다.
디지털 배우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디지털 배우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움직이지 않는 형태의 동물이나 인간의 3차원 모델을 만든다. 인간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3차원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만들고자 하는 캐릭터의 조각상을 먼저 만든다. 컴퓨터로 모델링 작업을 할 수도 있으나 미리 만들어 놓은 조각상을 3차원 스캐너로 입력하는 방식이 손쉽다. 모델링이란 전체 피부를 수천 또는 수만 개의 조각으로 나누어 각 조각의 피부에 해당하는 사진 조각을 프로그램으로 입히면 정지한 모습의 디지털 배우가 완성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디지털 배우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필름에서 사용되는 초당 24프레임의 변화에 따른 각각의 피부 조각의 좌표를 수정해야 한다. 수만 개에 이르는 좌표를 애니메이터가 따로 수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반적인 동물의 움직임의 원리를 활용한다. 동물은 뼈대에 근육이 붙어 있고 이를 피부가 감싸는 구조로 되어 있으므로, 뼈대를 움직일 경우 해당되는 피부 조각의 좌표가 어떻게 바뀔 것인가를 복잡한 수식처리 과정을 통해 계산해낸다. 에를 들어 걷는 동작의 경우 다리뼈의 몇 개 좌표만을 변경시키면 다리 부분의 모든 피부 조각의 좌표가 프로그램으로 계산된다. 초기의 영화에는 뼈와 피부만의 관계를 이용하였으나, 근육의 움직임이 문제가 되어 뼈-근육-피부의 연계관계를 수학적으로 계산하여 좀 더 정교한 표현을 사용한다. 이렇게 시각적으로 변화하는 피부 조각에 미리 만들어진 텍스처라고 하는 피부의 조각 사진을 부착하는 매핑이라는 과정을 거치면 영화에서 사용되는 디지털 배우의 기본형이 만들어진다.
출처 : 「교양으로 읽는 과학의 모든 것」2권의 ‘영화에 나오는 괴물은 어떻게 만들까?’ 중. 이만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디지털콘텐츠연구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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