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정리함

효자와 마마보이, 누가 나을까?

서나노야 2006. 10. 1. 09:56
삼강오륜의 삼강에서는 부위자강(父爲子綱)이라 하여 아들은 아버지를 섬기는 것이 근본이라 했다. 또한 오륜에서는 부자유친(父子有親)이라 하여 아버지와 아들은 친함이 근본이라 했다. 유교에서 효도는 반드시 지켜야 할 덕목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실제는 다르다. 유달리 부모와 가까운 남자들은 여자에게 인기가 없는 편이다. 그 이유는 뭘까? 효자와 마마보이로 살펴본 남자탐구~
-OK- “효자라서 사랑하는 방법을 아나 봐요!”
부모를 섬길 줄 안다는 것은 그만큼 제할 도리를 할 줄 안다는 뜻이다. 효자 중에서는 기본적으로 ‘인간’이 된 남자가 많다. 그래서 생떼를 쓴다거나, 바람을 피운다거나, 여자라고 업신여기는 일이 드물다.
사랑을 받는 것 뿐만이 아니라 사랑을 하는 법도 알고 있다. 그래서 여느 남자들보다 더욱 성숙한 경우가 많다. 일찍 철이 들었기 때문에 갈대 같은 여자 마음을 관망(?)할 줄 아는 인내심도 가지고 있다. 마치 아버지 같은 남자라고나 할까. 효자의 매력을 아는 여자들은 그의 넓고 꼿꼿한 가슴에 기대고 싶어 한다. 일종의 고민 않고 잘 들어두는 종신보험 같은 남자, 그런 남자들이 바로 효자다.

-NO- “그가 사랑하는 건 부모님 뿐?”
그러나 실상 효자라면 치를 떠는 여자들도 많다. 특히 기혼자거나 나이 지긋한 ‘언니들’은 효자가 왜 여자에게 최악인지를 침 튀기며 설명해댄다.
탁 까놓고 물어보자. “오빠, 나랑 오빠 어머니랑 바다에 빠지면 누구 먼저 구할 거야?” ‘뻥’이라도 좋으니 그에게 우선 순위가 되고 싶겠지만 대답은 영~. 너무나 우직한 효자는 “차라리 니가 다리 하나가 필요하다면 내 다릴 주겠지만, 물에 빠졌을 땐 엄마부터 구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한다. 솔직하다는 점엔 점수를 주자. 그러나 부모가 최고라고 여기는 남자에게 자신이 평~생 2순위를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면서도 섭섭한 것이 여자 맘이다.
게다가 효자는 세세한 애정표현에 약하다. 윗사람을 공경할 줄은 알지만 애교는 없다. 철 없고 투정을 부리는 행동을 이해하기 힘들어 한다. 그러니 어느 여잔들 목석에 대고 사랑해달라고 소리치고 싶겠는가. 정석 같은 근엄함도 좋지만 때론 빈틈도 보여야 조화가 맞다.

-OK- “어떻게 해야 사랑 받는 지 잘 아는 남자!”
마마보이는 대체로 귀엽다. 애교도 많다. 상대방을 즐겁게 할 줄도 안다. 자신의 행동여하에 따라 상대방 반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잘 캐치하고 있어 눈치도 빠르다.
사랑 받는 방법을 알고 있기에 어떤 자리에서든 매력을 발휘한다. 그래서 마마보이와 함께 라면 왠지 딴 세상에 온 것만 같다. 그저 귀엽고 재미있게 상황을 만드니 그럴 수 밖에. 심각한 일들도 그 앞에서는 쉽게 해결될 것만 같다.
부모, 특히 엄마와 친한 남자는 여자를 잘 알고 있다. 여자의 감정변화를 잘 캐치하기 때문에 그에 대처하는 행동력이 혀를 내두를 정도. 그의 모습이 철 없다 느끼다가도 어느 새 여자의 감정의 흐름에 맞춰주는 세심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NO- “엄마 치맛자락에서 못 벗어나? 넌 아웃!”
마마보이, 그 이름만으로도 거부감이 드는 건 사실이다. 엄마의 치맛자락에 폭 싸여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애가 생각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칭얼대기까지 하면 ‘내가 왜 이 남자를 만나나’라는 생각도 들고, 걸핏하면 ‘엄마’를 외쳐대는 그 입을 막아주고 싶다. 게다가 그의 ‘엄마’까지 파상공세를 펼친다. 어느 날 그 친근한 얼굴로 “넌 내 아들에게 사준 장난감에 불과해!”라며 쌍심지를 켤 지 누가 알 것인가.
마마보이는 어릴 때부터 부모에게서 무조건적 사랑을 받아왔다. 그에게 있어 여자란 존재는 ‘엄마’와 동일시 되기 때문에 자신은 사랑을 받아야만 하지, 사랑을 줘야 한다는 것을 잘 모른다. 그의 이런 행동은 가족이 아닌 이상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힘든 일 앞에서는 해결하기 보다 혼란스러워 하기에 여자는 답답하다. 마마보이는 ‘세상에서 제일 터프한 남자’가 되는 연습을 해야 만 한다.

효자와 마마보이, 두 가지 유형의 남자를 단순히 누가 더 나을 것이라고 구분하긴 힘들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지만 사실 두 유형 모두 여자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인 남자는 아니다.
이런 남자들을 대할 때 여자는 상대남 뿐만 아니라 그의 부모님까지 함께 고려해 ‘연애’를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웬만한 연애보다 에너지는 두배, 세배로 소모된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절대 기피해야 할 대상은 아니다.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란 말, 어쩌면 이 경우에 가장 알맞을 지 모른다. 그의 성향에 적당히 맞춰주되, 단점을 고칠 수 있게 도와준다면 그는 더 멋진 남자가 될 수 있다. 부모와 가깝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그는 분명 ‘사랑’을 아는 남자이기 때문에 기본은 닦여 있는 것이다.
사진 출처/ 영화 <맨발의 기봉이>, <퍼펙트 웨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