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정리함
PD수첩이 말하지 않은 한미FTA 기대효과
서나노야
2006. 9. 27. 20:38
PD수첩이 말하지 않은 한미FTA 기대효과 | ||||||||||||
18일 방영된 MBC PD수첩은 프로그램 전량을 한미FTA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전달하는데 할애하면서, 끄트머리에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그것도 아주 간략히 소개하며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것처럼 결론을 맺었다. 사실 대부분의 국민들은 한미FTA를 체결하려는 이유가 무엇이며,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있을 것이다. 또 한미FTA를 통한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를 함께 고려해 균형있게 판단할 수 있기를 원한다. 한미FTA 추진 배경에 대해서는 정부가 협상 시작 전부터 지속적으로 설명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협상 내용이 워낙 복잡하고 전문적인 데다 협상분야도 다양해 국민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협상의 내면을 차분히 조명해보자 그러나 MBC PD수첩이 협상의 복잡다단한 내면을 차분히 조명하기는커녕 협상 테이블 바깥의 추측성 의혹들만 제기하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국정브리핑은 이에 한미FTA의 추진배경과 기대효과에 대해 되짚어보고자 한다. 우선 한미FTA의 추진 배경은 한국경제가 처한 현실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서부터 출발한다. 우리나라는 개발연대 이후 유지해 온 '제조업 위주의 수출지향형 성장전략'이 한계점에 이르렀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교역비중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경제성장률 증가에는 예전보다 못한 실정이다. IT, 자동차 등 주력 수출제품의 호조세가 내수로 연결되지 않고, 특히 IT 산업의 특성상 고용 및 생산유발효과도 낮은 것이 현실이다. 또 핵심 부품·소재산업의 취약성과 제조업의 생산 및 혁신 역량에 영향을 주는 지식기반 서비스업의 발달정도가 낮은 점 등을 극복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성장은 보장할 수 없는 형편이다. 대외적으로는 중국·인도 등 브릭스 국가들의 급부상과 이에 따른 세계시장에서의 경쟁 격화를 주목해야 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철강 조선 자동차 등 우리 제조업과 중국 산업의 격차는 10년 이내에 완전히 사라지고 중국에 따라잡힐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지식기반서비스 노하우 흡수해야 결국 이들과 격차를 두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양질의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아직 우리보다 낮은 단계에 머물고 있는 신기술과 노하우를 확보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지식기반서비스 산업이다. 또 이 부분에서 미국은 상당한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한미 FTA라는 배를 타고 미국의 지식기반서비스의 노하우를 흡수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와 경제전문가들의 인식이다.
결국 한미FTA의 궁극적 목표는 지식기반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일자리 창출를 통한 양극화 해소이다. 한미FTA로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느냐에 대해 일부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나, 이는 결국 FTA로 인해 우리나라의 대미수출이 증가할 수 있느냐 여부와 연관되는 문제이며 분야별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 제조업 상품에 대한 미국의 평균 관세수준(4.9%)이 우리(11.9%)보다 낮아 관세철폐 또는 인하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주장이 있으나, 이는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데 따른 단견이다. 우선 한·미 FTA 기대효과를 단순히 관세율의 수준차로만 비교하는 것은 무리이다. FTA의 효과는 관세철폐에 따른 단기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인 시장접근 개선 및 생산성증대 효과로 판단할 사항이다. 또 미국은 규모면에서 일본, 중국, 아세안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큰 세계 최대의 수입시장(1조 7,000억 달러)이기 때문에, 관세율이 똑같이 1% 인하된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우리가 얻는 것이 더 많은 관계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둘째, 미국 시장은 매우 경쟁적이어서 소폭의 인하라도 우리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 개선에 기여할 것이며 셋째, 한·미간 산업구조는 상호 경쟁적이 아닌 보완적 관계에 있기 때문에 FTA를 잘 활용하면 지속적인 산업발전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개별 품목별로 살펴보더라도 우리에게 상당히 유리 예를 들어 철강의 경우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일종의 원자재인 철 스크랩을 수입해서 범용 철강재를 수출하는가 하면, 반도체의 경우 미국은 한국에 반도체 제조장비를 수출하는 대신 D-램 등 메모리를 공동 생산·수입하는 등 주로 상호 보완적 관계에서 무역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넷째, NAFTA 체결로 인해 멕시코와 캐나다의 대미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사실은 한·미간 FTA 체결로 최근 부진에 빠진 대미 수출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IMF에 따르면, 멕시코의 경우 1993~2002년 중 세계전체 수출액이 75% 증가한데 비해 멕시코의 수출은 300% 증가(대미무역수지도 20억 달러 적자에서 650억 달러 흑자로 전환)했으며, 캐나다는 대미 상품수출 증가율이 연평균 6.5%, 멕시코와의 교역은 나프타 이후 293% 증가했다. 개별 품목별로 살펴보더라도 우리에게 상당히 유리한 측면이 발견된다. 미국 자동차 시장은 '쇼윈도우'라고 불릴 만큼 각국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어 소폭의 관세인하(대부분 2.5%)도 가격경쟁력 차원에서 상당한 효과가 있다. * 자동차 완성품 대미수출액(2004년 101억 달러), 부품 대미 수출액(2005년 21억 달러) 일부에서는 자동차 해외현지 생산이 증가하고 있어 대미 수출에 따른 고용창출 증가 효과가 작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최근의 현지생산 증가는 현지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단순히 국내 생산능력을 해외로 이전하는 것이 아니다. 현지생산 증가는 해외직접 생산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시키고 소비자 인지도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어 대미 직접 수출 역시 증가하게 되고, 이에 따라 국내 생산·고용인력도 꾸준히 증가하게 되는 선순환을 가져올 것이다. 해외생산 늘어나도 대부분 핵심 부품은 국내서 공급 또한 해외생산이 늘어날 경우에도 대부분의 핵심 부품은 국내에서 공급돼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중소기업들인 국내 자동차 부품산업에 지속적인 성장과 고용창출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미국 관세율이 25%에 달하는 소형상용차(픽업트럭)와 대형 트럭 등의 관세가 철폐될 경우 새로운 수출품목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높다. 일부에서는 우리나라가 픽업트럭을 생산하지 않아서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기술이나 생산능력의 문제라기보다 수요기반이 취약한데 따른 것이기 때문에 25%의 관세철폐시 연매출 317만 대 규모의 미 픽업트럭 시장은 국내 업체의 새로운 진출 분야가 될 수 있다. 설사 국내 자동차 업계가 픽업트럭 생산에 경쟁력을 갖고 있지 않는 경우라 하더라도, 미국과의 FTA 체결로 미국은 물론 일본, 유럽 등 제3국 자동차 생산업체가 우리나라에 투자를 확대하는 유인도 마련될 수 있다. 최근 대미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의 경우도 관세 철폐에 따른 가격인하로 인해 미국 완성차 업체에 대한 납품 증가가 예상돼 수출 증가폭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우리나라 자동차부품의 수출액은 2002년 8억 900만 달러에서 2003년 9억 달러, 2004년 11억 4,300만 달러, 2005년 21억 100만 달러로 급증 추세이며, 미 관세철폐에 따라 수출액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산업의 경우에도 미측이 영상 및 생활가전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디지털 TV, 프리미엄급 고급가전 제품의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 경쟁국에 비해 우월한 지위에서 가격경쟁력 확보 가능 특히 미국은 중소기업이 주로 수출하는 섬유·의류, 가죽·고무, 신발 등에 10~20%의 고관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FTA가 체결될 경우 우리 중소기업들이 중국·인도네시아 등 경쟁국에 비해 우월한 지위에서 가격경쟁력 확보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양말의 경우 현재 미국 수출(2억 5,000만 달러)은 미국 전체 시장규모(32억 6,000억 달러)의 8% 수준에 불과해 가격 경쟁력 향상시 큰 폭의 수출증가가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미측이 엄격한 원산지 규정인 '원사 기준'(yarn-foward)나 '섬유원료 기준'(fiber-forward)를 고수할 것이므로 우리 섬유산업의 대미 수출 증가효과가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섬유 제품중에서 사(絲)나 직물제품은 국내 업계도 미국의 원사 기준을 대부분 충족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의류제품의 경우 원사 기준 적용시 대미 수출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이나 미국이 기존 FTA 체결시 이의 예외를 인정한 사례가 있어 협상을 통해 이를 부분적으로 완화시킬 여지가 있고, 설령 인정받지 못한다 할지라도 이 기준의 적용대상은 제한적인 만큼 관세철폐로 섬유·의류업계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한편 원사 기준보다 엄격한 소위 섬유원료 기준은 미측의 원산지 규정에서도 면사 등 일부 사(絲)제품에만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마치 의류를 포함한 섬유 전체 품목에 적용되는 것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 ■ 서비스업 일부에서는 미국이 서비스 최강국이라는 점을 들어 한·미 FTA로 우리 서비스 시장이 미국에 종속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상품과 구별되는 서비스업만의 특성과 개방에 따른 생산성 향상 등의 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근시안적 시각이다. 해외원정 수요 국내 흡수→고용창출 효과 다시말해 서비스업은 반드시 국내시장을 개방하지 않더라도 수요자가 의료나 교육, 법률 등의 서비스를 해외에 나가 소비할 수 있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서비스업을 개방해 이들 해외원정 수요를 국내로 흡수하게 되면 고용을 창출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또 단순한 물자의 이동인 상품교역과 달리 서비스업은 서비스와 관련된 기술이나 자본, 사람의 이동을 수반하기 때문에, 경영기법이나 노하우가 서로 전수돼 국내 서비스산업의 생산성이 향상되는 메커니즘을 갖게 된다. 이는 최근 까르푸나 월마트 등 세계적인 유통업체가 국내 시장 철수를 발표한 데서도 잘 보여주고 있다.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물류체계로 영세성을 면치 못했던 국내 유통산업은 시장개방을 통해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거대 외국기업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것은 물론, 현재는 수출 산업화해 중국시장까지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특히 개방으로 인해 생산자의 안정적 판로와 소비자 후생의 개선이 동시에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금융·보험 등 여타 서비스 산업도 지나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판단된다. 금융·보험·컨설팅 등 사회서비스업의 경우 자본규모, 노하우 측면에서 미국기업이 경쟁력을 가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언어장벽, 문화적 차이 등을 고려하면 미국계 회사가 진출하더라도 최고 경영진 일부를 제외하고는 국내 전문인력을 고용하거나 교육시킬 수밖에 없으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학습효과가 발생해 노하우 전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외국인투자기업의 모기업에서 파견한 외국인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의 0.5%에 불과하다는 점에서도 내국인 고용창출 효과를 엿볼 수 있다. 또한 경영 컨설팅·여론 조사·전시대행 서비스 등의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서비스협상에 의해 대부분 양허(시장개방)된 상태로, 한·미 FTA 체결로 인해 추가적인 자본투자나 국내기업 인수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왜 중요한가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왜 중요한가는 현재 우리나라의 서비스산업 수준을 살펴보면 짐작할 수 있다. 200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서비스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7.2% 수준으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 67.6%에 비해 무려 10% 이상 차이가 나면서 체코, 아일랜드와 함께 OECD의 최하위 수준이다. 고용면에서도 서비스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4% 수준으로 OECD 평균인 69%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국내총생산이나 고용에서 서비스산업의 비중이 낮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선진국에 비해 서비스산업의 성장잠재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개방을 통한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와 시장 진출 확대 등을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지금 시점에서 미국과 FTA를 통해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하려 하는가.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은 최근 주변국들의 움직임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최근 중국은 11차 5개년 계획(2006~2010년)에서 서비스산업을 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채택했으며, 이를 위해 대형 서비스기업 육성, 시장진입 제도 개선 등을 골자로 하는 서비스산업 육성 계획을 마련했다. 중국이 서비스산업 육성에 어느 정도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는지는 2008년 북경 올림픽 개최와 2010년 상해 엑스포 유치 등을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공세에서 포착됐다. 중국은 저임금을 기반으로 한 제조업 진출에 이어 서비스산업 발전을 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태국의 경우 의료 시장을 개방하고 이를 관광과 연계시키는 패키지 상품을 개발한 결과, 태국 병원을 찾는 외국인 환자수가 2000년 55만 명에서 2004년 110만 명으로 두 배 증가했다. 사막의 작은 항구도시에 불과했던 중동의 두바이는 석유산업 위주의 성장전략을 포기하고 규제 완화와 개방을 통한 외국인 투자 촉진 등 과감한 서비스산업 육성전략을 채택해 세계의 관광, 비즈니스 허브로 도약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Global Schoolhouse'를 컨셉으로 아시아 교육허브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2005년말 현재 Insead, MIT 등 12개 유수 외국교육기관의 분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고 이를 외국인 투자기업을 유치하는 기반으로 활용하고 있다. 섣부른 결론으로 갈등 증폭시킬 필요 없어 한미FTA를 통한 기대효과는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딱잘라 단정짓기 이르다. 또 한미FTA 추진목적은 외면한 채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를 평가하는 것도 무리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의 경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후 10년이 지났지만, 나라마다 편차는 있어도 FTA 효과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금은 한미FTA 협상이 진행 중이다. 그 협상결과가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 한국 경제에 기회가 될 것인지 아닌 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고 검증할 수 있다. 만약 국민이 체결이 불가하다며 거부한다면 국회도 동의과정을 통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므로, 지금과 같이 섣부른 결론으로 갈등을 증폭시킬 필요는 없는 것이다. | ||||||||||||
선경철(kcsun@news.go.kr) | 등록일 : 2006.07.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