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정리함

한물간 노계,눈삔 영계 꿀꺽하다

서나노야 2006. 9. 26. 22:58
누가 봐도 불가능할 줄 알았다. 팽팽했던 젊은 시절 다 지나가고, 이제 노처녀로 하향세를 타기 시작한 노계K가 영계Y의 끔찍한 사랑을 받게 될 줄이야. 특출 난 동안도 아니고, 그렇다고 빼어난 미모도 없는 노계K가 어떻게 눈삔 영계를 꿀꺽 했을까? 만인의 질시와 부러움을 한 몸에 받던 그녀가 오늘 드디어 입을 열었다.

* 노계K, 영계가 날 잡게 하라 *
“눈삔 영계를 발견한다는 것은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지. 하지만 희망을 붙들면 어느새 희망은 내게 다가와있어. 직장, 학교, PC방, 노래방, 술집 어디에나 영계는 있어. 그 중 한명을 잡을 생각말고, 그들이 날 잡게 해야 해. 왜냐하면 내가 영계에게 대시하면 주책이지만, 영계가 내게 대시하면 나이를 초월한 사랑의 시작이거든.”

노계가 어찌 언감생심 영계를 꿀꺽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노계가 오골계라면 말이 조금은 틀려지지. 외관이 뛰어나고 몸이 잘 빠진 노계는 오골계에 속한다. 오골계는 닭 중에서도 으뜸이다. 품종자체가 다르니 아무리 영계라도 비교가 될 리 없다.
예컨대, 헐리웃 여배우 데미 무어는 16살 연하 남편인 애쉬튼 커쳐를 잡아두기 위해 연간 수억에 달하는 돈을 몸에 투자한다. 불혹이 넘은 나이에 비키니가 어울리는 여자는 데미 무어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듯 노계라도 다 같은 노계가 아니라는 말씀.

노계의 달걀은 결혼자금을 부어둔 적금통장, 전세 보증금, 크레디트 카드, 사회초년생 보다는 많은 월급 등 재력을 기반으로 둔 우아함이다. 고급스러운 핸드백, 잘 빠진 구두, 메이커 있는 정장으로 어필하라. 인터넷 ‘공구’에서 구입한 듯 저렴한 영계패션과는 차별화 될 것이다.
대신 자신을 꾸미는 데에만 돈을 쓰되 영계에게는 지갑을 열지 말라. 돈으로 잡힌 영계는 돈이 사라지면 금새 떠난다. 데이트 비용은 영계의 지갑에서 지출 되어야 한다.

우여곡절 끝에 영계와 사귀게 되었다고 안주하면 위험하다. 수많은 여자 영계들과 맞서야 하니 노계의 불안증은 얼마나 크겠는가.
이때 꺼내 들 비장의 카드가 옻닭이다. 순종적인 여자는 매력 없다. 가끔 약속을 튕기고, 휴대폰 꺼놓고 연락두절 하는 등 그의 뜻과 별개로 움직이는 노계가 되라. 잘못 먹으면 옻이 옮을지 몰라도, 그래도 별미로서 천하일품인 것이 바로 옻닭이란 것을 확고히 보여줘라.

이때 닭볏이란 세월을 통해 이룩된 관록이다. 영계가 법적문제로 고심할 때 노계가 불쑥 나서더니 한번에 해결해주더라, 알고 보니 노계가 회사에서 주목 받는 유망주이더라, 노계는 사회적 이슈와 기본 상식을 모르는 게 없더라, 영계보다 운전도 잘하고, 음식도 잘 하고, 뭐든 잘하는 노계더라.
별 특징 없어 보이던 암컷 노계가 어느날 숨겨둔 닭볏을 꺼내 들었다면 그 위풍당당함에 영계는 감탄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한 가지! 물론 노계는 사회적이고 개인적인 관록을 바탕으로 둔 만능이지만, 영계가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여린 여자여야 한다.

1. 여자 나이는 중요치 않다. 외관이 여자답기만 하면 된다. 엄마 뻘도 가능하다.
2. 여자의 자글자글한 주름도 개념 치 않는다. 이미 영계의 눈은 소프트 포커스 렌즈화 되었기 때문에 기미 가득한 그녀 얼굴도 자동 ‘뽀샤시’ 처리된다.
3. 여자의 특정모습에 환상을 품는다. 풀 샷으로 전체를 보기보다는 클로즈업 샷으로 일부분만 보게 된다. 그러니 그의 마음에 쏙 들 일부행태만 부각해도 영계의 눈을 삐게 할 수 있다는 말씀.

‘환상 속의 그녀’가 ‘현실 속의 그녀’가 되는 순간, 눈삔 영계의 콩깍지도 깨지고 사랑이 깨지는 것도 순식간이니 이점은 무시무시한 후 폭풍으로 감안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