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정리함

한국인의 얼굴과 문화

서나노야 2006. 9. 19.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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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국인처럼 얼굴에 관심을 많이 가진 민족은 드물 것이다. 정치인이나 연예인처럼 얼굴을 뜯어 먹고 사는 직업이야 당연하겠지만, 일반인으로 살면서 우리처럼 얼굴에 목매고 사는 사람이 많은 나라는 지구상에 거의 없을 성싶다. 사람은 누구나 얼굴을 가지고 있고,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일생을 산다. 그리고 얼굴을 가꾼다. 사람의 생존에 관련된 행동 중 최소한의 수식적 행위가 있을 때 이것을 문화라고 한다면 한국은 얼굴문화가 매우 발달한 편이라고 자평해도 문제가 없다. 한국인이 그냥 맨얼굴로 산다면 얼굴문화는 없는 것이다. 여기에 상대에게 우호적인 자기의 감정을 나타내기 위하여 미소를 짓는다면, 이것이 문화가 된다. 단 이 미소에 어느 정도의 의식적인 요소가 있어야한다. 상대에 대한 경계심을 화난 얼굴로 나타내는 일은 원숭이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업무의 상하관계를 원만히 유지하고자 아랫사람에게 속을 다 드러내보이지 않고 위엄 있는 엄격한 표정을 보이는 일은 계산된 의식이 끼어 있는 행위이므로 문화적 행동이다. 메이크업도 예전의 유행형에서 각자의 개성에 맞는 방법을 추구하고 있고, 남자도 화장에 눈썹다듬기에 성형수술까지 하는 실정이고 보면, 한국의 얼굴문화는 거의 최고수준이다.


얼굴과 관련된 문화는 이렇게 얼굴 자체에 가하는 <얼굴의 문화>가 있고, 다른 하나, 얼굴의 생물학적 특징을 매개로 하여 나타나는 <얼굴을 통한 문화>가 있다. 한국인이 가진 얼굴의 해부학적 특징이 한국문화의 틀과 방향에 영향을 주는 경우이다. 얼굴은 얼굴을 만드는 유전적, 해부학적 요인에 의하여 먼저 결정되고, 이것이 환경적 요인에 의한 영향으로 약간씩 변화한다. 한국인의 얼굴은 한반도라는 유전자풀에 따라서 만들어진 것이다. 한국인의 용모가 일본과 다르고 중국과 다른 이유는 첫째, 한반도 전역을 보면 일본 보다 남방계형 유전자가 적고 중국보다 북방계형 유전자가 많기 때문이다. 같은 논리로 경기도사람과 충남사람의 얼굴이 다른 것은 경기도와 충남의 유전자풀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유전자는 마치 화학에서의 원소처럼 변화하지 않으므로, 자손에게 그 형질 그대로가 잘 명료하게 전해진다. 그러므로,거꾸로 용모를 분석하여 유전적 특징을 유추할 수 있다.

이들은 설원으로부터 반사된 자외선을 막기 위하여 눈이 작고, 찬 공기를 가온가습하기 위하여 코가 길고, 언 고기와 말린 고기를 먹느라 턱과 치아가 크다. 한국인이 가진 이러한 해부학적인 특징이 한국문화와 상관이 있는 것이다. 작은 눈은 초점거리가 짧은 카메라처럼, 초점심도가 높고 대소원근의 차가 뚜렷한 1차시각 정보를 뇌에 보내게 된다. 초점거리가 긴 눈이 큰 사람과 약간 다른 차이가 한국인의 공간지각 능력을 높여서 공간지각을 이용하는 운동종목인 활쏘기, 골프치기에 두각을 나타내게 한다.

큰 치아형에 속하는 사람이 90% 정도로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어찌된 일인지 6세기경부터 코주변이 낮아지기 시작하여 얼굴이 납작해지고 있다. 위턱뼈의 앞부분이 얇아지면서 생기는 이 변화에 따라 치아가 앞으로 뻐드러지고 있다. 본래 사람은 윗니와 아랫니가 수직으로 맞는 옥니형인데, 윗니가 아랫니를 덮어 앞으로 뻐드러지는 현상이 1,500년가량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6세기 경 1MM 정도 덮던 상태가 5.60대에서는 5MM 정도가 보통이고, 지금의 10대 20대들 중에는 7-8MM 덮이는 경우도 흔하게 되었다. 이런 변화가 한국어에 변화를 일으킨다. 먼저 소리가 가볍고 밝게 변한다. 특히 모음에 영향을 크게 미쳐서 양성모음의 발음이 용이하게 된다. 대신 목구멍과 입천장 뒷부분에서 나는 후아음이 줄어들게 된다. 후아음은 탁한 소리, 어두운 소리이므로, 뻐드러지는 이로 인하여 한국어는 점점 밝아지게 되었을 것이다. 최근 몇 십년 간 젊은이들의 턱이 뾰족해지는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아래턱이 뒤로 밀려들어가는 퇴축현상 때문이다. 키가 커지고 뇌와 두개골 전체가 커짐에 따라 아래턱뼈가 위턱뼈가 교합하기 위하여 하악각이 넓어진다. 이로 인하여 음성은 한층 가볍게 된다. 6세기경부터 일어난 구강구조의 형태적 변화가 한국어라는 문화에 연동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평안도사람은 북방계인자의 영향이 더 농후하므로 입천장이 짧다.반대로 남방계형 인자가 많은 곳인 전남 바닷가 주민은 입천장이 깊고 대신 작은 치아에 옥니형이 많다. 전남에 탁성에 후아음을 쓰는 판소리가 발달하고, 평안도에 가볍고 높고 맑은 서도민요가 발달하게 된다.경기민요의 친연성을 따지자면 남도창 보다는 서도민요쪽이 더 가깝다. 경기도 내륙사람과 평안도 내륙형의 얼굴이 닮았기 때문이다.


양성모음이 많은 언어를 일생동안 듣고 말하다 보면 뇌에서도 양성모음을 처리하는 뇌회로가 발달하게 된다. 사람은 수명이 길어서 언어생활을 하는 수 십년 동안 누적사용하는 뇌회로에 변화가 일어난다. 한국어에 모음이 발달한 것도 실은 모음 아, 이, 우, 에, 오, 중 “아” 와 “오” 발음인 양성모음의 사용이 더 많기 때문이다. 모음이 많으면 자음수가 줄어도 어휘표현의 가능성을 대체할 수 있다. 모음의 사용빈도증가가 모음을 처리하는 우뇌의 사용빈도를 높게 한다. 우뇌반구의 사용빈도 증가로 각성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우뇌와 관계가 더 깊은 감성적 사고의 습관화를 야기할 있다. 한국인이 얼굴과 같이 시각적인 정보원에 민감한 사실도 따지고 보면 감성뇌가 우세하기 때문이다. 외식산업이 발달하고 노래방이 성업중인 현상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모두에 언급한 한국인의 탁월한 공간지각은 직관적인 능력으로서 우뇌와 상관이 더 높다. 공간지각과 언어추상능력은 길항성이 있으므로, 언어와 관계있는 뇌부위의 억제를 가져온다. 언어능력에도 은유, 심상, 유창성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특히 논리, 개념, 사고 등의 이성적인 사고능력에 억제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얼굴에 의하여 이성적이냐 감성적이냐의 문화의틀이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 것이다. 한국에 운문보다 산문의 자랑거리가 적었던 것도, 노벨과학상이 나오지 않는 까닭도 한국인 우리 자신의 얼굴 속에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얼굴이 신체부위의 하나인 얼굴자체로 머물지 않고, 얼굴은 자기를 비추는 거울이다. 한국인 얼굴에 나의 유전인자와 우리의 과거와 한국의 미래의 능력까지 모두 담겨있다. 또한, 한국인의 얼굴은 ‘얼굴의 문화, 얼굴을 통한 문화, 얼굴에 의한 문화’라는 문화종합광고판이다. 광고의 효과를 높이려면 두말할 것 없이 먼저 광고의 내용인 얼굴을 좋게 해야 한다. 그 방법은 얼굴문화의 진화단계를 역순으로 다듬는 것이다. 먼저, 이성과 감성의 조화로운 사고를 습관화해야한다. 조화로운 사고는 균형잡힌 얼굴을 만든다. 다음 취약한 문화행동의 습관화이다. 평소 하지 않던 일을 의식적으로라도 하면 일생 쓰지 않을지도 모를 뇌회로를 발달시킨다. 다음, 의식적인 표정관리를 습관화하 는 일이다. 가누지 않으면 아름다움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