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정리함

한경희생활과학 한경희 사장

서나노야 2006. 9. 17. 08:23
(주)한경희생활과학 한경희 사장

“주부들이여, 이제 허리 펴고 사십시오.”

한경희(42) ㈜한경희생활과학 사장은 스팀청소기 하나로 연간 매출액 1000억원을 달성한 대박 신화의 주인공이자 주부들의 우상이다. 허리를 굽혀 걸레질하는 불편함을 덜고 싶었던 맞벌이 주부의 생활속 아이디어가 수백만 주부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대박 상품으로 이어진 것이다.

미국에서 MBA 과정을 마치고 행정고시를 거쳐 교육공무원으로 안정된 생활을 하던 그녀가 갑자기 사업을 하겠다며 사표를 던졌을 때 주변에선 불안한 눈길을 보냈다. 하지만 “무릎 꿇고 하는 걸레질만큼은 절대 못 도와주겠다”던 남편은 그녀의 편에 서줬다.

1999년 집을 담보 삼아 어렵게 마련한 자본금 1억원을 갖고 제품개발을 위해 대학연구소 문을 두드리며 뛰어다니기를 3년. 수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 2001년 기다리던 제품이 나왔지만 너무 무겁고 디자인도 세련되지 못했다. 고민 끝에 다시 ‘원점’에서 시작한 지 2년만에야 비로소 만족할 만한 제품이 나왔다.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건 ‘대박’이 아니라 창고에 쌓여만 가는 재고였다. 그녀는 “제품은 팔리지 않고, 직원들 월급은 밀리고 정말 눈앞이 캄캄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기회는 막다른 길목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판로를 뚫지 못해 고전하던 한 사장은 대량판매가 가능하고, 주시청층이 주부인 홈쇼핑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대박이었다. 주문이 폭주하며 방송 시작 1시간만에 ARS시스템이 다운됐다. 주부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며 판매량이 급증했고 태국, 일본, 중국, 미국 등지에 수출길도 열리면서 지난해에만 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 사장은 여세를 몰아 지난 5월 스팀다리미를 선보인 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스팀 진공청소기를 출시키로 하는 등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한 사장은 “앞으로도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제품을 개발, 생활의 질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