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정리함
아버지의 고단한 삶과 어머니의 희생
서나노야
2006. 8. 24. 08:48
출산 후 휴가가 끝나고 생후 3개월 된 아기를 시어머니에게 맡기고 돌아오던 길, 나는 아기를 내 몸에서 떼놓았다는 사실만으로 펑펑 울었습니다. 그렇게 울면서 뜬금없이 아버지가 떠올랐습니다. 스물 세 살 무렵 나는 졸업 뒤 공부를 더 하고 싶었지만 형편이 그걸 허락하지 않아 새벽까지 잠을 설치고 있었죠. 그런데 아버지도 무슨 일인지 주무시지 못하고 털레비젼을 켰다 껏다 했고 긴 한숨과 함께 담배 연기가 안방에서 새 나왔습니다. 그날 느꼈던 아버지에 대한 연민이 얼마나 맹랑한 것이었던가를 울면서 깨달았습니다.
아버지의 고단한 삶과 어머니의 희생 속에서 내가 크고 튼튼한 나무가 되었다는 것을 그제야 가슴 깊이 깨닫다니’’’. 결국 나와 딸의 관계를 통해 나는 아버지, 어머니를 알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엄마가 되지 않았다면 알지 못했을 감정들 앞에서 나는 감사합니다.
좋은 미의 삶도 한순간 순간 만나는 많은 관계를 통해 성장하고 변화할 것입니다. 그런 이야기 하나 함께 나누었으면 합니다.─좋은 생각 편집부 최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