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정리함

우리 조상들의 음주 예절

서나노야 2006. 11. 10. 20:11

우리 조상들의 음주 예절이 잘 나타난 것이 바로 <향음주례(鄕飮酒禮)>이다.

 

향음주례에서 특히 강조하고 있는 주도는

 

첫째, 의복을 단정하게 입고 끝까지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말 것

둘째, 음식을 정결하게 요리하고 그릇을 깨끗이 할 것

셋째, 행동이 분명하여 활발하게 걷고 의젓하게 서고 분명하게 말하고 조용히 침묵하는 절도가 있을 것

넷째, 존경하거나 사양하거나 감사할 때마다 즉시 행동으로 표현하여 절을 하거나 말을 할 것 등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소학에서 술에 임하는 예법을 익힘으로써 술로 인한 추태나 분쟁이 거의 없는 풍속의 고장, 예의의 나라가 되었다.

 

어른을 모시고 술을 마시는 예법에 대해 소학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있다.

 

술이 들어오면 자리에서 일어나 주기(酒器)가 놓인 곳으로 가서 절하고 술을 받아야 한다. 감히 제자리에 앉은 채로 어른에게 술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른이 이를 만류하면 비로소 제자리에 돌아와서 마신다. 어른이 술잔을 들어서 아직도 다 마시지 않았으면 젊은이는 감히 마시지 못한다. 어른이 마시고 난 뒤에 마시는 것이 아랫사람의 예의이다.

 

어른이 술 잔을 주시면 반드시 두 손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른을 모시고 술을 마실 때는 특히 행동을 삼가는데, 먼저 어른에게 술잔을 올리고 어른이 술잔을 주시면 반드시 두 손으로 받는다. 또 어른이 마신 뒤에야 비로소 잔을 비우며, 어른 앞에서 술을 마시지 못하는 것이므로 돌아앉거나 상체를 뒤로 돌려 마시기도 한다.

술잔을 어른께 드리고 술을 따를 때 도포의 도련이 음식물에 닿을까 보아 왼손으로 옷을 쥐고 오른손으로 따르는 풍속이 생겼다. 이런 예법은 현대 소매가 넓지 않은 양복을 입고 살면서도 왼손을 오른팔 아래에 대고 술을 따르는 풍습으로 지금껏 남아 있다.

 

 

술은 임금에서부터 천민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즐겨 마셨기 때문에 주례는 술과 함께 매우 일찍부터 있었다. <고려도경(高麗圖經)>의 ‘향음조(鄕飮條)'에 따르면, 고려에서는 이 주례를 매우 중하게 여겼다고 전한다.

 

잔치 때 신분이 높은 사람은 식탁에 음식을 차려놓고 의자에 앉아서 술을 마신다. 그러나 신분이 낮으면 좌상(坐床)에 음식을 놓고 두 사람이 마주 앉아서 마신다. 잔치에 객이 많으면 좌상을 늘린다.

또한 조선후기 사람인 이덕무는 <사소절>에서 “술이 아무리 독하더라도 눈살을 찌푸리고 못마땅한 기색을 해서는 안된다."고 하였다. 또한 술은 “빨리 마셔도 안 되고, 혀로 입술을 빨아서도 안 된다."고 하였다.

박지원의 <양반전>에는 술 마실 때 수염까지 빨지 말라 하였다. “술을 마셔 얼굴이 붉게 해서도 안 되며, 손으로 찌꺼기를 긁어 먹지 말고 혀로 술사발을 핥아서도 안 된다. 남에게 술을 굳이 권하지 말며 어른이 나에게 굳이 권할 때는 아무리 사양해도 안 되거든 입술만 적시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남에게 술을 따를 때는 가득 채워야

 

남에게 술을 따를 때는 술을 술잔에 가득 부어야 하며, ‘술은 술잔에 차야 맛'이라고 하는 말이 지금도 쓰인다.

또한 술은 개인의 인격을 나타내고 크게는 나라의 정치와 법을 알 수 있는 매개체였음을 알 수 있다. <사소절>에는 “훌륭한 사람은 술이 취하면 착한 마음을 드러내고, 조급한 사람은 술이 취하면 사나운 기운을 나타낸다."라고 적고 있다. 그래서 항간에는 ‘술이 사람을 안다'고도 얘기를 한다.

 

현대인들이 옛 조상들이 행한 바를 전부 따를 수야 없겠지만 주도의 참뜻을 알고 이를 지켜나간다면 건전한 음주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