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펀드가 금융상품의 안방마님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수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펀드 투자라고 하면 일부 전문지식을 지닌 사람들이나 가입하는 특수한 상품처럼 여겨졌지만 지금은 왠만한 펀드상품하나 가입하지 않은 경우가 오히려 드물 정도다. 특히 투자자들의 수준도 날도 높아져 요즘은 펀드투자 해야 하냐 말아야 하냐의 초보적인 고민을 넘어 펀드 중에서도 어떤 펀드를 가입하는 것이 유망할 지가 이슈가 되고 있고 최근엔 해외펀드 투자가 열풍이라는 보도까지 나올 정도니 격세지감이 따로 없다.
이처럼 펀드투자가 대세를 주도하고 있지만 펀드 상품을 고를 땐 고려해야 할 사항도 적지 않다. 예컨데 정기예금과 같은 안전한 이자 상품이야 큰 고민 없이 금리 높은 상품을 선택하면 그것으로 충분하지만 투자위험이 따르는 펀드투자는 예금처럼 단순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본인의 성향부터 향후 시장전망까지 이모저모 따져보고 결정해야 후회가 없다. 그래서 좋은 펀드를 고른다는 것은 결국 자신에게 적합한 펀드를 찾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펀드 상품을 고를 땐 바로 상품으로 접근하기에 앞서 자신의 자산배분부터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현재 보유중인 자산에 대해 주식과 채권, 현금성 자산, 부동산 등으로 각각 어느 정도씩을 배분할 것인가를 미리 결정하는 것이다. 현금성 자산보다는 채권이, 채권보다는 주식이 더 큰 기대수익과 함께 더 많은 리스크 부담을 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쪽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느냐는 투자자의 재무목표나 투자성향, 자금의 성격 등에 의해 좌우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러한 조건들을 따져 자신의 장기투자비중을 결정하는 것이 선행될 필요가 있으며, 구체적인 상품 선택은 그 비중이 정해진 다음 단계다. 다만 중요한 것은 어느 한쪽이 지나치게 편중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비중은 다를지언정 여러 자산에 골고루 배분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예상 투자기간을 따져보고 그에 적합한 펀드를 골라야 한다. 대부분의 펀드는 만기가 따로 있지 않으며, 투자자가 자금을 회수하는 날이 곧 만기가 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무때나 찾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상품에 따라 일정기간 이상이 경과해야 불이익이 없는 경우도 있고, 무엇보다도 주식형펀드와 같이 변동성이 큰 상품일수록 장기투자 할수록 위험은 줄어들고 수익은 올라가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펀드는 기본적으로 장기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투자기간이 1~2년 이내로 짧은 경우라면 리스크가 적은 채권형 상품이, 3년 이상 장기투자가 가능한 자금이라면 고수익을 기대한 주식형 상품이 적합하다. 또 펀드는 적금처럼 특정일을 만기로 정할 것이 아니라 시장상황에 맞춰 자금의 인출시기를 당기거나 늦추는 식으로 만기를 유연하게 가져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과거수익률은 참고는 하되 맹신해서는 곤란하다. 보기좋은 음식에 먼저 손이 가듯이 펀드도 과거 수익률이 좋은 상품일수록 눈에 띄기 마련이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과거의 성과가 좋았다는 사실이 앞으로의 좋은 성과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말 그대로 과거수익은 먼저 투자했던 사람들이 얻은 수익이고 지금 새로 투자하는 경우라면 0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펀드를 고를 땐 과거의 실적을 참고하더라도 그 보다는 미래의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과거 성적을 비교할 때도 단순히 수익률만 볼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른 변동성(위험)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수익률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성과를 뜻하는 것은 아니며, 변동성은 작고 수익률이 높은 펀드가 좋은 성과를 달성한 펀드인 만큼 과거 실적을 볼 땐 수익과 위험을 함께 고려한 지표(위험조정후 수익률) 등으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펀드도 분산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면 자산배분을 통해 주식투자비중을 정했더라도 어떤 종류의 주식펀드를 선택했느냐에 따라 내용은 크게 달라지게 된다. 즉, 같은 주식펀드라도 가치주펀드의 경우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반면 성장주펀드는 공격적으로 투자하여 높은 성과를 기대한다. 또, 투자지역도 국내주식이냐 외국의 다른 나라주식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나뉘어지며 다시 해외펀드도 선진국 또는 이머징국가 중 어디에 주로 투자하느냐에 따라 기대수익이나 리스크 정도가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이러한 특징을 감안하여 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으며, 여러 가능성에 대비한다면 하나의 펀드로만 투자하기 보다는 서로 다른 특징을 지닌 여러 펀드로 분산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늘 위 어느 구름에 비가 들어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가능성 있는 여러 구름 밑에다 그릇을 받쳐놓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가입하려는 펀드의 신상명세(?)를 꼼꼼히 확인하도록 한다. 펀드의 운용실적, 운용사 및 펀드매니저, 중도환매수수료 및 부과기간, 펀드 보수 등 펀드와 관련된 중요한 내용은 투자신탁설명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투자신탁설명서에는 펀드의 운용목적 및 방침, 운용자산규모, 주요 투자대상 및 투자계획, 주요 투자전략, 주요 투자위험, 원금 보전 여부, 과세처리, 기타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들을 자세히 설명해 놓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투자신탁설명서를 형식적인 자료라고 생각해 제대로 읽어보지 않지만 이는 투자자의 판단을 돕기 위한 중요 정보들이 모두 들어있는 핵심적인 자료이다. 전자제품 하나를 살 때도 상품설명서를 통해 이모저모 내용을 확인하는데 하물며 그 보다 큰 금액을 투자하면서 내용확인을 소홀히 한다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다. 아는 만큼 성공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사전에 충분히 이해하고 선택하도록 한다.
한상언/신한은행 올림픽선수촌지점 PB팀장(hans03@shinhan.com)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나만의정리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 때에 쉬는 것도 훌륭한 투자” (0) | 2006.10.15 |
---|---|
남에게 나쁜 것이 내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0) | 2006.10.15 |
내 산보다 다른 산을 먼저 보자 (0) | 2006.10.15 |
김옥빈 "현재 마음에 둔 남자 있다. 연예인은 아니다" (0) | 2006.10.15 |
스피드 메이크업에서 지켜야 할 기.본.규.칙 (0) | 2006.1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