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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son 미재무장관의 China전략 성공할 것인가

서나노야 2006. 10. 8. 07:52
Paulson 미재무장관의 China전략 성공할 것인가 조회 : 1,514   추천 : 0
미국 재무부장관 폴슨은 지난 9월 16일부터 22일까지 중국을 첫공식 방문하고 23일 귀국하였다. 그가 중국방문에 앞서 행한 발언들을 모아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중국으로부터 들을 계획이다.”, “나는 중국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어는 국가에 있던지 그곳 사람을 알면 게임에서 앞선 것이다.”, “중국문화를 이해하고, 중국 사람들을 알고 있다는 것이 나의 이점이다.”, “내가 그동안 골드만삭스 회장으로서 이룬 경험을 나의 새로운 직무로 전환시키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과제다.”, “즉각적인 결과를 기대하지 않기 바란다.”, “중요한 이슈는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환율정책 및 중국경제정책의 급격한 변화를 기대하지 말라.”


금년 7월 골드만삭스의 회장직에서 재무장관직으로 옮긴 폴슨은 골드만삭스 회장 및 개인자격으로 그동안 중국을 70회나 방문한 “중국통”으로 알려져 있다. 죠지 부시 대통령이 그를 재무장관에 임명한 것은 바로 그의 이러한 면이 미국의 중국정책을 원만히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폴슨장관과 중국지도자들과의 긴밀한 관계는 주로 그가 회장재직 중 골드만삭스가 중국은행(Bank of China Ltd.)을 비롯한 여러 기업들의 첫 공모주 발행을 주관하였고, 특히 그는 칭하(Tsinghua)대학의 자문역을 맡아 경영대학의 교과목 개편을 도와주는 등 여러 가지 긴요한 역할들을 담당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2년 후진타오 중국주석의 뉴욕방문 시 그는 폴슨에게 Ground Zero에 동행할 것을 요구해 결국 폴슨은 당초 계획보다 20분을 초과해 50분간 그를 접견한 바 있다. 이는 중국이 주관한 20개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당시 스노우 재무장관이 후진타오주석을 단지 수 분간 만난 것과 큰 대조를 이룬다.


폴슨장관에 대한 환영사에서 후진타오주석이 “우리는 서로 오랜 친구들”임을 강조한 것도 폴슨장관과의 그간의 친분과 함께 그 나름대로의 “기대”를 또한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폴슨장관은 미국과 중국의 양국 행정부로부터 양국 간 현안 문제해결에 대한 큰 기대를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대는 양국 간 현안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는 것에 비례하여 과거 어느 때보다도 큰 것으로 보인다.


중국 방문 전에 행한 발언들과 중국체제 중 중국 고위당국자들과의 회담 및 대학에서의 연설 등을 통해 밝혀진 폴슨장관의 “중국정책”은 ① 보다 효율적 투자 등을 통한 중국경제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선 중국 금융부문의 개방이 절실히 요구되며, ② 환율문제는 금융개방 등 중국경제가 해결해야할 많은 것들 중의 하나일 뿐이고, ③ 중국에 대한 무역제제조치 등 점증하는 범세계적 보호무역정서와 조치들에 대한 현명한 대응이 요구된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지적재산권, 에너지, 환경문제 등을 포함한 양국 간 장기적 경제이슈를 다룰 “전략적 경제회의”(strategic economic dialogue)를 년2회 갖기로 이미 지난달 합의한 내용을 금번 중국방문을 통해 밝힌 것은 폴슨장관의 방문이 “중국문제”에 대한 즉각적인 어떠한 결과보다는 좀 더 새로운 차원에서의 실질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폴슨장관은 전략적 경제 회담계획을 발표하면서, 그렇다고 하여 이 회담이 긴급한 현안문제에 대한 중요성을 희석시키지는 않을 것임을 강조한바 있다.


환율문제에 관한 폴슨의 발언 중 “미국은 강력한 달러화를 분명히 지지한다. 이는 미국의 이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중국통화도 강력한 통화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국내물가를 안정시키고, 증가하는 저축에 보다 낳은 수익률을 보장하며, 중국의 국제적 구매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은 환율절상을 구체적으로 요구함이 없이 우회적으로 접근하려는 전략의 일단을 볼 수 있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중국문제”에 대한 미국행정부 시각의 초점이 과거 스노우장관 때와는 달라졌다는 것이다. 특히 폴슨장관은 중국정책의 의제를 환율을 벗어난 보다 넓은 영역의 이슈로 넓히려 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중국문제에 관한 “보다 넓은 view"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폴슨장관의 전략은 성공할 것인가.


폴슨장관은 중국을 떠나기 앞선 발언에서 ① 양국은 보다 신축적인 위안화에 대한 필요성에 동의하였고, ② 기타 경제정책면에서도 동의하였으나, ③ 변화의 시기에 대하여는 동의하지 못했음을 밝힌바 있다.


결국, 과거 중, 미 정상회담 등에서 이루어진 “원칙적인 합의”와 “실제적인 이견”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결과를 얻은 것이다.


홍콩과 싱가포르 등 중국 주변 금융시장의 일부 전문가들은 폴슨장관이 과거 스노우장관과는 달리 미의회와 행정부 내 광범위한 접촉과 영향력을 가진 명석한 장관이어서 그의 전략은 궁극적으로 성공할 것으로 본다.


이들 전문가들은 특히 중국정부가 이와 같은 점을 또한 충분히 인식하고 있어 그를 참된 논의상대자로 택하고, 그에게 합당한 성의표시를 한다면 워싱턴을 다루는데 있어 충분한 보상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본다.


미국 내 적지않은 전문가들은 폴슨장관의 전략을 전임자인 스노우장관의 경우와 비교하여 다음과 같이 평가하기도 한다.


스노우장관은 버지니아대학에서 노벨경제학수상자로부터 교육을 받은 경제전문가로서, 중국의 환율통제완화 주장과 요구를 이론적으로 설명하는데 주력하였고, 그 결과 지난해 7월 중국의 환율제도 개편과 함께 위안화의 2.1%절상을 받아내었다. 그러나 그 후 지난해 6월까지 아무런 효과를 얻지 못하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폴슨장관은 하바드대 MBA로서 골드만삭스에서 30년 이상 근무하면서 얻은 기업관련 실제적 지식과 직감(business savvy)에 주로 의존하게 될 것인데, 중국체제 중 칭화대학 강연에서의 발언, 즉 “기업은 의술과 같아서, 그것은 이론이 아니라 실제적 실행이다(business is like medicine, it is not just the theory, it's the practice)"는 중국문제에 관한 그의 실용주의적 접근을 강력히 시사해준다.


미국 내 많은 전문가들은 폴슨장관이 “중국문제”를 환율의 범위를 넘는 보다 폭넓은 것으로 이끄는데 대해, 그것은 중국에서는 환영을 받았으나 워싱턴에서는 그렇지 못한 것으로 본다. 특히, 미 의회는 폴슨장관이 환율문제에 관한 초점을 흐려놓았으며 구체적결과를 얻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중,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의회 표결을 9월말로 연기해 놓은 Grassley-Schumer 법안(중국으로부터의 수입에 대해 27.5%의 부가관세 부과)이 9월 마지막 주 내에 상원표결에 부쳐질 정도로 중국 환율문제에 관한 의회의 불만은 크다. 특히 11월의 선거를 의식한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또한 미국재무부가 지난 4월에 이어 10월에 의회에 제출할 금년도 제2차 무역상대국 환율정책평가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분류하라는 의회의 끈질긴 요구가 반복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결국, 폴슨장관은 이제 의회를 설득시키고 표결시기를 조금이라도 늦추어야 하는 다급한 과제를 안게 되었다.


법안제출 당사자 중 한명인 Schumer의원은 “그 법안은 재무부에게 중국과의 협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렛대(leverage)를 주기 위한 것일 뿐 통과되어도 실제로 시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극히 가변적이다. 위안화 가치에 보다 큰 신축성 부여문제에 대해 원칙에만 형식상 동의할 뿐 그들만의 페이스로 끌고가는 중국 측에 대한 미 의회의 불만은 고조되어 있기 때문이다.


폴슨을 이러한 의회로부터의 압력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것은 중국이다. 다행히 폴슨의 중국방문 기간 중 위안화의 주간절상률은 중국이 달러-페깅 환율제도 도입 후 가장 높은 폭인 0.4%나 절상되었고, 그가 중국을 떠난 이후에도 환율하락은 계속되어, 9월 27일 현재 달러당 7.9072위안 수준까지 하락하였다(최저기록).


홍콩의 어느 외환전문가는 폴슨이 귀국한 이후에 환율 면에 어떠한 변화가 나타나느냐가 그의 중국방문의 성공여부를 말해줄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중국 측이 폴슨의 정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의 성의표시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일단 미 의회에서의 표결문제가 극한상황을 면하는 방향으로 “조정”된다고 할 때, 폴슨장관으로서는 중국 측의 “협력”은 더욱 절실해 질것이다. 폴슨장관은 양국 간 합의된 전략적 경제회의 참석차 금년 중 중국을 다시 방문할 기회를 갖고 있어 중국당국과 미국 재무부가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문제해결을 위한 모멘텀은 계속 축적해 나갈 수 있다.


문제는 적어도 년 말까지는 환율문제에 대한 어떠한 “가시적”인 결과가 도출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동안 “점진주의만”을 고수해 온 중국 측도 이제는 시간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지난주 싱가포르 G-7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회의와 IMF 및 IBRD 년차 총회에서 중국위안화의 신축성 증대문제가 새롭게 제기되었을 때 “전혀 새로운 압력을 느끼지 않는다”, “환율개혁의 어떠한 구체적 일정도 갖고 있지 않다.” 는 등의 반응을 보였던 중국당국이 과연 어떠한 전략으로 나올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최근 중국의 유력한 어느 경제지는 현재 ± 0.3%로 되어있는 환율의 일일변동폭을 좀 더 넓히는 방안(즉, wider band)을 실시할 때가 되었음을 지적한 바 있고, 일본의 어느 유력 금융기관은 위안화가 미국달러화에 대해 향후 1년간 최소한 5%는 절상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하였다. 폴슨장관의 China전략 성공여부의 키를 쥐고 있는 중국정부의 향후 정책행태가 극히 궁금하다.

 

[ 박진근경제연구소 "위안/달러 환율의 국제정치경제학"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