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場 컴백…IT. 車 미리 챙겨라"..이병익 오크우드투자자문 사장 |
주식시장은 변화무쌍하다. 제아무리 날고 기는 펀드매니저라 할지라도 시장을 항상 이기는 것은 쉽지 않다. 이병익 오크우드투자자문 사장(43)은 시장을 이기는 방법을 아는 투자자다. 밀림의 사자가 먹잇감이 다가올 때까지 풀숲에 바짝 엎드려 있듯,그는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릴 줄 안다. 승부를 걸어야 할 타이밍을 포착하면 무섭게 돌진한다. 돈키호테란 별명이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사장은 1999년 당시 대표적인 뮤추얼펀드였던 '박현주 펀드'를 운용하며 이름을 날렸던 펀드매니저다. 2003년 운용업계를 떠난 그가 최근 다시 여의도로 돌아왔다. 컴백의 변은 "국내 최고의 사모 헤지펀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사장의 투자철학은 '선택과 집중'이다. 그가 운용하는 사모펀드에 편입된 종목수는 고작 5개가 전부다. 잘 모르는 종목 20개를 들고 가는 것보다는 확실히 아는 종목 5개로 압축해 승부하겠다는 게 그의 전략이다. 결과는 최근 약세장에서 입증되고 있다. 지난 2월 펀드를 설정,코스피지수로 따지면 거의 고점 부근에서 투자를 시작했지만 지금도 플러스 수익률을 내고 있다. 그는 지난해에도 투자회사 설립을 준비하면서 고객들로부터 모은 돈 20억원을 갖고 5개 종목에 투자해 1년 만에 200억원으로 불리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아무리 확실하게 아는 종목이라 하더라도 종목수가 적으면 리스크가 커지지 않을까. 그는 "분산이 덜 돼 있으면 그만큼 리스크가 클 수도 있지만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며 "현금으로 리스크를 줄이면 된다"고 했다. "가령 분산투자 원칙에 얽매여 20개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후 주식비중을 90% 가져가는 것보다 차라리 확실히 되는 종목 5개에 집중 투자하되 현금을 50% 정도 가져가는 것이 훨씬 덜 위험합니다. 현금을 갖고 있으면 약세장에서나 강세장에서나 유연하게 대처하기가 쉽거든요." 이 사장은 "'현금을 갖고 있으면 분명히 기회가 온다'는 교훈은 지난 17년간의 펀드매니저 생활 동안 얻은 귀중한 자산"이라며 "아무리 좋은 장에서도 적절하게 현금비중을 유지해야 갑자기 시장이 조정받아도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성장주를 좋아한다. 가치투자가 주목받는 요즘 상황에선 다소 의외다. 가치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자산주에 대해서도 현금과 보유자산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성장가치가 떨어지면 사지 않는다. 만년 저평가 상태를 벗어나기 힘들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성장주라고 해서 무조건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해당 업황이 좋아지는 단계이며 △경영자를 만나본 후 3∼5년 뒤 사업전망에 대한 신뢰가 생기고 △돌발변수로 영업을 전혀 못하는 상황에서도 1년6개월은 버틸 수 있는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등의 조건이 맞아야 포트폴리오에 편입한다. "사실 가치를 중시하는 측면에서는 가치투자와 별반 다를 게 없어요. 다만 가치투자가 덜 익은 감(저평가된 주식)을 사놓고 익을 때까지 마냥 기다린다면,저의 방식은 익을 만한 감이 있으면 떨어지기 전에 먼저 올라가 따먹는 식이죠." 그는 따라서 종목 발굴 못지 않게 타이밍을 중시한다. 좋은 주식이 발견되면 아무 때나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발현시킬 '촉매'를 포착해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판단되면 그때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촉매를 포착하는 것과 최적의 타이밍을 판단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는 "결국 끊임없이 회사를 접촉하고 경영자의 생각이 뭔지를 읽어내며 회사 내부 상황을 주도면밀하게 관찰하는 것 말고 다른 지름길은 없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향후 몇개월간은 제한된 유동성을 바탕으로 실적장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분기별 실적이 갈수록 좋아지는 종목을 사둘 것을 권유했다. 이익이 늘어나는 기업은 시장 충격에도 버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특히 상반기에 환율 악재로 낙폭이 컸던 반도체 중심의 정보기술(IT)주와 자동차 관련주가 시세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주도 이익의 질이 좋아진다는 점에서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그는 "아직 국내에서 헤지펀드 운용이 법과 제도의 미비로 어렵지만 여건이 조성되면 한국 최고의 헤지펀드를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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