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는 감자, 토마토, 가지, 칠리 고추 등과 같이 가지과에 속하는 식물입니다. 담배는 기원전 5000년 전에 페루 안데스 산맥지방에서 재배됐지만 담배 사용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중앙 아메리카의 고대 마야 제국 사람들이 기원전 1500 년부터 약 2500 년간 담배를 여러 가지 목적으로 사용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콜럼버스가 1492년 아메리카대륙에 도착했을 때 담배는 이미 남북 아메리카 대륙 전체에 퍼져 있었습니다. 당시 인디언들은 담배를 의약품이나 환각 물질로 사용했고, 지금 대부분의 흡연자들처럼 사람을 흥분시키커나 안정시킬 때 사용했습니다. 특히 인디언 주술사들은 환각, 최면상태를 만들기 위해 굉장히 많은 양의 담배를 섭취했습니다. 차로 만들어 마시기도 하고, 코로 들이마시기도 하고 심지어 항문으로 관장하기도 했습니다.
콜럼버스는 유럽으로 담배를 가지고 돌아 왔습니다. 16세기가 되기까지 유럽인들은 담배를 마법의 약으로 여겨 그 맛을 익히게 됐고, 인디언들처럼 마시기보다는 지금처럼 주로 흡연했습니다.
담배가 유럽에서 세계로 널리 확산된 것은 넓은 담배 경작지를 가진 미국의 역할이 결정적이었습니다. 1610년 미국이 영국의 식민지일 때 유명한 포카혼타스의 남편 존 롤페가 버지니아에서 대규모로 경작하기 시작했습니다. 담배를 미 동부지방에서 재배하기 시작함으로써 담배는 미국이 유럽과의 거래에서 수입을 올리는 중요 수입원이 됐습니다. 특히 담배 재배는 일손이 많이 필요한 농사라 미국 남부의 노예 제도를 지탱하기도 하였습니다.
미국 담배가 유럽의 수요를 충족해줬어도 당시 담배는 비싼 사치품에 속해 일반인은 담배를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우스운 이야기지만 스페인의 거지들이 부자가 피우고 버린 시거를 모아다가 남은 담배를 종이에 말아 피운 것이 지금의 궐련 담배가 됐습니다.
나폴레옹이 집권하던 때에 많은 프랑스와 영국 군인들은 궐련 담배의 맛을 알게 됐고, 이후 사람들이 즐기는 기호식품으로 정착했습니다. 흡연이 절정에 이른 때는 제 1, 2차 세계대전을 지나면서입니다. 정부와 담합한 담배회사들은 군인들의 야전 배급품에 담배를 포함시켰고, 흡연의 습관이 생긴 군인들은 전쟁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해 담배를 피웠습니다.
그러나 1950년대에 들어와서 폐암과 흡연과의 연관성이 입증되기 시작하면서, 21세기에는 성인 남자의 암 발생 3분의 1이 흡연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현재 세계 약 10억의 인구가 담배를 피우고 있으며, 이들은 고대의 흡연 전통을 이어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치명적인 부작용도 같이 이어 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담배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주범은 니코틴입니다. 담배의 니코틴 중독현상은 담배를 끊을 때 나타나는 금단증상이 생기는 것을 봐서 명백합니다. 니코틴은 담배를 피우는 흡연에 의해서만 중독되는 게 아니라 씹는 형태나 심지어 피부를 통해서도 중독됩니다. 그러나 니코틴은 다른 마약 성분과는 다르게 사용 양에 따른 중독 현상을 보이지 않습니다.
니코틴의 중독성은 니코틴이 두뇌의 보상 시스템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담배를 피우면 니코틴이 두뇌의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을 더 많이 분비하게 만들어 이 물질이 중추신경계를 자극합니다. 그리고 니코틴은 신경세포에서 특정 단백질(nicotinic acetylcholine receptors)과 결합해 신경세포간의 신호속도를 높이거나 감소시킵니다. 이에 따라 연구자들은 단지 니코틴 자체가 중독현상을 일으키기보다는 흡연과 연관된 즐거운 기억이 중독성을 만들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니코틴이 오히려 질병치료효과를 가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야누스의 선물 – 니코틴의 유해성과 치료성’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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