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택 회장이 22일 포항 인재개발원에서 ‘포스코에서 희망을 키웁시다’를 주제로 신입사원들에게 특강을 했다. 이날 이 회장은 철강산업의 경영현황과 향후 포스코의 경영전략을 설명하고 최고경영자이자 선배의 입장에서 신입사원들에게 진솔한 당부의 말을 전했다. 특강에서 이 회장은 포스코는 철강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고 신입사원들에게 실수와 고통을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적으로 배우고 업무를 추진함으로써 각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하기를 당부했다. 이구택 회장의 특강과 신입사원들과 가진 질의응답을 요약, 게재한다.
과거 30년과 향후 30년의 철강산업 개념이 달라졌습니다. 과거에 철강산업은 한 나라가 산업화와 국방을 위해 반드시 가져야 하는 산업이었습니다. 포스코는 제철보국을 목표로 우리나라의 산업화에 공헌하며 크게 성공했습니다.
■ 철강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
그러나 이제는 세계 철강산업의 개념이 국위산업에서 범세계적인 범용재산업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러한 개념이 글로벌화의 물결을 타고 급속히 확산되고 있고, 포스코도 앞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로 가야 합니다.
본질적으로 기업이 추구하는 것은 이윤과 성장입니다. 기업은 성장을 멈추는 순간 노쇠해집니다.
현재 국내 철강산업은 생산능력 과잉 상태이므로, 국내에서는 큰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일례로 삼성이나 GE는 전 부문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지만 토요타는 자동차 전업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포스코도 전업형 경영으로 가야 합니다. 철강으로 국내에서 장사하기는 어려우므로 중국, 인도, 동남아, 멕시코, 브라질, 동유럽 등 철강 수요가 성장하는 곳으로 가야 합니다.
포스코의 최대 목표는 세계화입니다. 향후 30년 안에 포스코는 국내 3000만톤에 더해 해외에 300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만들어야 할 꿈이요, 길입니다.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는 한 지역에 원료가공부터 제품 생산, 출하까지 집약돼 있습니다. 이런 프로세스는 자원을 싸게 살 수 있을 때 성공적이기에, 일본이나 한국처럼 자원이 없는 나라도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인도나 브라질 등은 철광석을 그대로 수출하기보다 자국에서 부가가치를 올려 팔기를 희망합니다. 따라서 이제는 집약된 제철소보다 분산된 제철소가 필요합니다. 즉 제강까지는 광산 근처에서, 제품 생산은 시장 근처에서 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국내에서 많은 훈련을 받고 최고의 경쟁력을 쌓아 해외로 나갈 때 성공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일하는 것이 훨씬 어렵지만, 이것은 반드시 가야 할 길입니다.
언젠가는 철강업으로 돈을 벌지 못하는 시기가 올지도 모릅니다. 나의 바람은 이 세상에서 철이 필요로 하는 순간까지 포스코가 건재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철강만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철강이 포스코의 주력 산업이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80%는 철강에, 나머지는 철강 이외 부문에 투자할 수 있다고 봅니다.
과거 제철보국은 포스코 임직원을 하나로 묶는 말이었습니다. 거기에는 개인의 희생도 포함되는데 지금 시대에는 맞지 않는 면도 있습니다.
글로벌 시대에 맞는 캐치프레이즈의 하나가 ‘새로운 신화를 창조하자’입니다. 여러분이 30년 후에 CEO가 되어 신입사원들에게 “우리는 새로운 신화를 창조했다, 이제는 너희 차례다”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꿈을 가지고 열심히 정진하길
또한 ‘포스코’하면 전 세계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아는 기업이 됐으면 합니다. <포천>지에 ‘가장 존경 받는 철강기업’이라는 말이 있는데, 여러분이 그보다 훨씬 큰 브랜드 파워를 만들기 바랍니다.
우리 회사가 다른 회사와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오너(Owner)가 없다는 것입니다. 최대주주가 있으면 전문경영인은 한계를 갖게 됩니다. 그러나 포스코에서 여러분이 내 위치가 되면 여러분의 뜻을 마음대로 펼 수 있습니다. 포스코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어 있고 전문경영인에 의해 움직이므로, 여러분은 30년 후에 최고경영자가 될 수 있습니다.
나는 1969년에 입사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어느 개인이 아니라 기업을 위해 일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꿈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포스코는 열심히 일하고 혹독한 고통도 참아 내고 그만큼 보수 받는 기업이 돼야 합니다. 열심히 일하겠다, 혹독하게 고통 받고 내가 일한 만큼 나의 발전을 꾀하고 그에 따른 보수도 받겠다는 생각으로 일하기 바랍니다.
정민우 mwjeong@posco.com
<자료 : 인재개발원 리더십교육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