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정리라는 단어가 지니는 의미가 참으로 모호하군요. 우선 그것이 좋은 의미인지 여자 분에 대한 미움이 섞인 것인지 잘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님의 글 속에서 언뜻 미움이나 앙갚음의 뉘앙스가 살짝 비치는 것 같습니다. 부디 제가 오해한 것이길 바래요.
그리고, 그 여자 분의 의사소통방식이 참으로 답답하고 이해가 안가시겠지만... 그 분 나름대로 20년 넘게 살아오면서 자기 스스로 확립된 방식이 아니겠습니까? 그것으로 인해서 인연이 안 좋게 끝나버렸지만...
정말로 잃지 말아야 할 사람이라면 자기 성격에 안 맞는 짓 하면서도 끝까지 물고 늘어집니다. 비록 님께서 들으면 화를 낼 것 같았다고는 해도 정말로 인연이라면, 자신의 인내심을 바닥내기 전에 도박처럼 이라도 한번 도전해볼 일이었지요. (그래서 사랑을 하면 사람이 변할 수도 있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분은 그렇게 선택하지 않았죠. 타인의 선택에 대해서 이러저러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조언자의 역할이 가능할 정도의 매우 절친한 관계의 사람이라야 됩니다. 사귀는 동안은 님이 그 1순위의 자격이 되시지만 헤어지고 나면 인연이 끝난 것이기에 그런 것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은... 다시 사귀려는 것이 아니라면 삼가는 게 좋을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그 분은 사람을 사귀면서도 자신의 진실된 속마음을 털어놓질 못했으니 진실로... 교제를 했다고 할 수 없겠습니다. 그래도 본인이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는 것을 남이 열어줄 수는 없어요. 만나서 대화를 나누면 먼가 기분이 좀 풀어질 것 같은 생각도 들지만... 반대로 감정과 생각이 더 복잡해질 가능성이 더 큽니다.
서로의 성격이 안 맞아서 헤어진 것에 누구 잘잘못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 성격에 대해서 계속 곱씹어보거나 하는 것은... 꼭 남 흉보는 것처럼 보입니다.
감정정리에는 시간이 가장 좋은 해결책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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