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정리함

<12> 화화섬유의 신비

서나노야 2006. 9. 26. 20:47
<12> 화화섬유의 신비
총을 맞고도 피흘리지 않은 경찰의 비밀
1995년 12월 02일 | 글 | 진정일 고려대 화학과 교수ㆍ |
 
충격을 받으면 순간적으로 갑옷처럼 단단해지는 첨단물질 ‘d3o’가 들어간 스키복. 충격이 사라지면 다시 부드러워진다. <사진 제공 영국 d3o랩 사>
20여년전 일이다.1975년 말에 시애틀의 한 경찰이 어느 가게의 직무점검 장소에 서있는데 갑자기 도둑이 침입해 1m 정도 떨어진거리에서 권총을 경찰에게 쏘았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 경찰은 쓰러지지도 않았고 피를 흘리지도 않았다. 그는 로봇이었나? 그렇지 않았다.그 경찰은 제복속에 방탄조끼를 입고 있었던 것이다.

합성섬유 중에는아라미드라고 부르는 초강력 섬유가 있으며 그 대표적인 예가 케블라이다. 이 섬유는 종래 방탄조끼에 사용했던 티탄과 철의 합금 섬유에 비견할 정도의 강도를 지니며 훨씬 가벼워 방탄조끼의 경량화에 공헌했을뿐아니라 착용감도 금속섬유보다 우수하고 매우 보기 좋게 만들어졌다.

합성 섬유기술의 발전은 정말 놀라울 정도이다. 섬유가닥 가운데에 구멍을 갖게 해 보온력을 크게 높이면서 동시에 가볍게 만든 섬유, 물에빨아 입을 수 있어 물실크라고 부르는 폴리에스테르로 만든 인조비단,각이 지도록 만든 섬유로 직물을 짜 한복을 지어 입고 다니면 천연비단처럼 아삭아삭 소리가 나는 섬유, 정전기를 막아주도록 변형시킨 섬유, 잘 타지 않게 만든 섬유, 고무줄처럼 탄력이 큰 섬유 등은 모두우리나라에서도 생산되고 있는 최신 섬유들이다.

방수 스키복이나 방수재킷은 더욱 신기하다. 이들의 광고를 보면 땀은 잘 빠져나가지만 빗물은 스며들지 않는다고 한다. 땀이나 빗물의 주성분이 다 함께 물인데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이 옷감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면 매우작은 구멍들이 수없이 많이 있음을 알게된다. 아예 여러 겹을 겹쳐놓은거미줄처럼 보인다. 이 구멍의 크기는 대략 0.02∼15㎛(1㎛는1백만분의 1m)로 수증기 분자의 약7천배에 해당하지만 물방울 크기의2만분의 1정도이다.

따라서 물방울은 통과할 수 없지만 수증기 분자는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땀은 통과시키면서도 방수작용을하게 된다. 병뚜껑 빨랫줄 합성종이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PP)으로 이같은 특수 재킷을 만들 수 있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없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개발되어 시판되기 시작한 인조스웨이드(보풀이 있는 부드럽게 무두질한 가죽)또한 신비한 신소재 섬유제품에 속한다. 보통의 섬유보다 10분의 1정도로 가늘게 뽑은 극세 섬유로 포를뜬 뒤 가죽처럼 탄성을 갖도록 내부층에 폴리우레탄 수지를 침투시켜제조한다. 보풀로는 폴리에스테르나 나일론 섬유를 사용해 천연 스웨이드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다.

요즘은 섬유산업이 사양산업이라는 말을자주 듣는데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개발해야 할 첨단기술과 제품은한없이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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