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정리함

나는 기억한다, 날카로운 첫키스를!

서나노야 2006. 9. 24. 13:10
날카로웠던 첫키스의 추억! 언제 어디서 누구와 했는지 그 기억조차 희미해져 간다 해도 그 느낌만은 절대 잊을 수 없다. 당신은 기억하는가. 달콤 짜릿했던 첫키스를! 한 번쯤 되돌아볼 때마다 슬며시 미소 짓게 하는 그때 그 시절을 떠올려 보자. 메마른 일상에 색다른 행복이 느껴질 것이다.


"20살 때였어요. 같이 차를 마시다 갑자기 저를 끌고 카페 건물의 옥상으로 가더라구요. 그리고 벽에 밀어붙여 진한 키스를~. 정신이 몽롱해지고 온몸이 녹아내리는 듯한 기분, 자꾸 다리에 힘이 풀려 그가 제 팔을 꼭 잡아야만 했어요. 키스란 이런 거구나, 사랑이란 이런 거구나란 느낌이 팍 들었죠." (ID 블랑카, 26세)
대부분 첫사랑이나 자신이 짝사랑하던 사람, 열렬한 사랑에 빠진 이들이 경험하기 쉬운 첫키스의 종류다. 이런 류의 추억 특징은 두 남녀가 타고난 키스꾼이나 노련한 혀 놀림을 가지고 자랑하기 보다는 서로에 대한 감정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기 때문.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아찔한 '첫키스'를 경험했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첫키스에 대한 느낌에 황홀한 무아지경이었다면 그것 자체만으로도 당신은 축복 받은 셈.


"집 앞에서 안녕하며 손을 내미는데 확 잡아당기더니 다짜고짜 키스를 시도하더라구요. 포인트를 못 맞춰서 이빨만 얼얼하고 혼자 들뜬 그 때문에 제 입 주위엔 침으로 인한 영광의 상처만 남았죠. 억지로 밀쳐내고 집에 들어와 칫솔질만 수십 번은 한 거 같아요. 입주위와 턱은 허옇게 터버려서 한동안 마스크를 할 정도 였구요." (ID 구라재이, 28세)
물론 당시에는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안았겠지만 훗날 떠올려보면 웃음이 절로 나올 것이다. 이성관계에 미숙한 남녀, 혹은 남자쪽의 일방적인 짝사랑이거나 서로 이성으로 발전하기 쉽지 않은 사람들이 겪었을 법한 키스다. 문제는 바로 '익숙치 않음'이라는 것. '첫키스를 과연 이 사람과?'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어떤 상황이라도 그 키스가 좋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을 것이다. 뭐 어쩌겠는가. 지난 날의 어설픈 추억쯤으로 치부해버릴 수밖에.


"고등학생 시절 동아리에선 각자의 생일을 거하게 차려주곤 했죠. 우리만의 관습이 있었는데 생일 당사자에게 다른 이성들이 가위바위보를 해서 진 사람이 키스를 해주는 거였어요. 말이 키스지 분위기상 하는 척 하면서 다들 넘어가곤 했죠. 제 생일날 어김없이 그런 기회가 왔는데 1년 후배가 글쎄 쪽하며 진하게 입맞춤을 하는 거였어요. 이걸 첫키스라 해야 하는지." (ID 미미겅쥬, 23세)
이성경험이 적거나 복잡하게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떠올리기 쉬운 첫키스의 추억이다. 첫키스를 떠올리기 이전에 그 개념부터 주관적으로 잡아볼 것. 상대에 따라, 키스의 강도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첫키스라면 애매모호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유치원 때 소꿉친구의 입맞춤? 장난치다 슬쩍 해버린 키스? 모두 후보대상이 될 수 있다. 단 그 키스에 대한 추억이 예쁘게 떠올려지는 것이라면 단순한 볼에 한 것이라 해도 첫키스라 할 수 있는 것.


"오빠와 딱 100일이 되는 날이었어요. 주위 친구들이나 언니한테 들은 이야기가 많아서 첫키스에 대한 환상이 컸어요. 그런데 역시 실제는 다르더군요. 코는 어떻게 해야 할 지, 혀는 내밀어야 할지 말아야 할 지, 이래저래 고민만 하다가 입술만 찢어지고 침 때문에 불쾌한 기분까지. 전 첫키스를 떠올릴 때마다 그 어색한 순간이 떠올라 몸서리가 쳐져요." (ID 찌찌뽕, 27세)
안타깝게도 기대가 너무나 커 현실에서 실망한 케이스에 속한다. 소녀적 취향이 강하거나 뒤늦게 키스를 한 사람일수록 겪었을 법한 첫키스다. 물론 기대를 충족시키는 황홀한 키스도 존재한다. 그러나 어설플수록 그 추억은 오래 남는다. 그 당시는 실망스럽고 망연자실했겠지만 두번째, 세번째를 떠올리면 또 다를 것이다. 함께 발전해 나가는 기쁨, 키스와 스킨십의 묘미가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서투름에서 능숙함으로 넘어가곤 한다. 오히려 너무 능숙해졌을 때 처음의 서투름과 실망감이 살포시 그리워질 것이다.

▶ 추억은 포장하기 나름이라네~
첫키스의 추억이 아름다웠건, 실망스러웠건 간에 세월이 흘러 생각해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 추억은 상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그 사람이 '굿키서'가 아니었다 해도 그때의 감정으로 당신은 희비를 오갔을 것이 분명하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메마른 소식이 가득한 세상에서 가끔씩 잊고 있었던 추억을 떠올려 보자. 달콤했던 그때, 모든 것이 서투르고 처음이 많았던 그때, 그 순수함을 기억하다 보면 어느 새 마음 깊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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