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정리함

메밀꽃 필무렵-봉평마을

서나노야 2006. 9. 21. 01:08


 

메밀꽃이 흐드러지니, 이제 가을이다

 

여름 해바라기가 고개 숙인 들녘으로
하얗게 망울을 터트린 메밀꽃이 송이송이 은빛물결을 이룬다.
주저주저 선 가을이 동구 밖에서 지난 계절을 재촉한다.


바야흐로 가을이다.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 봉평마을

 

 


동구 밖에서 가을
이 머뭇거린다

 

 

봉평마을 들머리의 장승군


봉평의 가을은 메밀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새하얀 눈꽃같은 메밀꽃은 여름 끝 무렵에서 가을의 초입까지 햇살 아래 눈을 시리게 하고, 달빛을 머금고는 점점으로 수채화를 그려낸다. 메밀꽃밭을 빙 둘러 앞으로 나란한 코스모스가 흔들리는 봉평땅의 가을풍경, 소박한 고향마을의 정겨움이 그대로 남아있다. 강원도 평창의 봉평은 한국 현대 단편소설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가산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가 되었던 곳이다. 장돌뱅이 허생원과 조선달, 그리고 동이가 밤길을 걸으며 끝없이 이야기를 주고받던 봉평에 메밀꽃이 하얗게 피어나기 시작한다. 마을 들머리에 소설가의 이름자를 훈장처럼 새긴 장승군이 까치발을 딛은 듯 하늘에 솟아 있다. 먼 손님을 맞는 반가움이다.

 

 

눈꽃처럼 부서지는 메밀밭
 

봉평의 구경은 허생원과 조선달의 걸죽한 입담과 흥정이 오고 갔던 봉평장터가 그 첫 걸음.  지금도 여전히 끝자리가 2일과 7일인 5일장이 서는데, 끝물에 다다른 시골장터지만, 어쩌면 때 빼고 광을 낸 품이 그럴싸한 장돌뱅이를 대면할 지도 모른다. 봉평을 대표하는 먹거리인 메밀묵밥으로 요기를 뚝딱하고 장을 둘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