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정리함

나의 가장 가까운 고객은 ‘회사 안’에 있다!

서나노야 2006. 9. 20. 23:16

칼럼니스트로부터...

이번주는 전국구 일정이랍니다. 대전 용인 의왕 안양 수원 광주... 매일매일이 지방 콘서트라는 생각으로 다닙니다. 역시 일, 이라고 생각하면 고되지만, 여행길이라고, 그것도 가을 여행이라고 생각을 바꾸니 가벼워집니다. 이제 KTX타러 사무실을 나가기 직전, 여러분들에게도 가을 바람을 실어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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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께 늘 감사한 마음으로...

- 충정로에서...전미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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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장 가까운 고객은 ‘회사 안’에 있다!

 

요즘은 눈에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상품’ 아닌 것이 없고 ‘서비스’ 아닌 것이 없다. 사람도 ‘몸값’으로 표현되는 연봉으로 가치가 매겨지고 공무원도 국민에게, 경영인도 직원들에게, 심지어 종교인도 신자에게, 선생님도 학생에게 ‘서비스 정신’을 가져야 한다는 말을 한다. 진정한 ‘서비스 정신’은 일방적인 시중이나 비위 맞추기가 아니라, 상대방 입장을 성실하게 배려하여 고객만족으로 다가가는 큰 개념의 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내게 가장 가까이 있는 고객은 누구인가 생각해보자. 내가 일하는 이 자리, 손을 뻗으면 닿을 곳에 있는 사람, 당신의 중요한 고객이다. 당신의 내부 고객부터 만족시키자.

 

올챙님, 개구리의 고통을 아시는가
원숭이와 쥐를 가지고 한 실험이다. 어려운 작업을 준 관리직 원숭이가 십이지장에 구멍이 생겨서 죽어버린 것과 달리 평사원 역의 원숭이에게서는 장기 이상을 볼 수 없었다. 반대로 쥐는 평사원 역에게 어려운 작업을 주고 관리직에게는 비교적 쉬운 작업을 주었더니, 평사원 역이 위궤양에 걸리기 쉬웠다. 그러나 곧 관리직 역에 어려운 작업을 부과하자 역시 관리직 역에서 위궤양이 일어났다.


사오십대 관리직에 있는 사람들이 어느날 아침 쓰러지는 현상, 이어지는 스트레스성 과로사 등은 원숭이와 쥐의 이런 실험을 어느 정도 실제적으로 뒷받침해주고 있다. 평사원이 상사를 나를 쪼아대는 사신 정도밖에 생각하지 않는 과정에서 상사들의 고충은 부하들의 생각 외로 심각하다.


부하가 상사의 인정을 받고 싶은 것만큼 상사 역시 부하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똑같다. 상사에게도 칭찬이 필요하다. 흠 없는 사람 없듯 칭찬할 게 없는 사람도 없다. 늘 상사의 좋은 점을 눈여겨 봐두었다가 타이밍을 맞춰 칭찬해보자. 칭찬은 어떤 인간관계를 가리지 않고 늘 매끄럽게 이끈다는 것을 늘 잊지 말아야 한다. 어려워하기만 하고 굳어진 관계보다 다소 거침없이 보일지라도 허심탄회하고 솔직한 태도를 보이는 부하직원이 상사에게는 더 인간적인 감동을 받는다.


요즘처럼 개인의 능력이나 자질이 승진의 중요한 덕목이 되는 세상에, 상사는 아무리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그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기본적인 자질이나 능력은 갖추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그걸 인정하지 않고서는 상사도 부하도 함께 괴롭다. “오부장님, 걱정 마세요. 오부장님 없이 저희들끼리도 잘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기보다는 “그래도 역시 오부장님이 도와주셔야 잘 될 것 같아요” “오부장님이 한수 가르쳐주세요”라는 상사를 위한 배려의 말 한 마디가 상사의 힘을 북돋운다.

 

개굴님, 올챙이 적을 생각해주세요!
그래도 여전히 부하는 상사가 어렵다. 상사는 부하만 보면 늘 무엇인가 시키고 싶어 하고,  부하에게 늘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열심히 무슨 말인가를 늘어놓지만, 부하는 상사보다 몸으로 더 열심히 뛰지만 늘 상사에게 좋은 소리를 듣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런 모습이 상사와 부하 사이에 오랜 세월 굳어진 관계일지 모른다.


개그맨들은 자신들의 개그에 웃지 않고 반응을 보이지 않는 청중이 가장 어렵다고 한다. 마술사는 자신의 마술을 맘껏 즐기지 못하고 어느 부분에서 속임수를 쓰나 찾아내려는 듯 굳어진 얼굴로 보는 관객이 편치 않다고 한다. 어떤 직업을 갖든 사람들은 자신의 일,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을 통해 의욕을 갖는다. 사실 기업경영에 있어서도 중요한 정보는 현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도 현장의 일선 직원들이다. 따라서 현장 직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격려하고 칭찬하는 상사의 태도야말로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중요한 동기를 만든다.


IBM의 최고 경영자였던 토마스 와튼은 회사에 큰 손실을 끼친 부하직원을 호출했다. 직원은 사표를 내라고 하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침울하게 방을 들어섰다. 그러자 토마스 와튼은 그에게 의외의 말을 했다. “너무 걱정하지 말게. 자네의 교육 비용으로 천만 달러를 쓴 거야”라고 오히려 격려하자 그 부하직원을 더욱 성실히 노력하게 만든 것은 물론, 회사 전체에 새로운 도전을 하게 하는 풍토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상사는 서툴기만 했던 입사 초기의 자신의 모습을 기억하자. 어떤 상사 아래서 일하기 좋았고 의욕이 넘쳐났던가. 잘 귀기울여주는 상사, 격려해주는 상사, 어떤 일이든 도움을 주려고 하는 상사의 자세만 될 수 있다면 당장은 부하직원이 부족해도 함께 채우고 나눈 덕분에 좋은 관계, 만족스러운 관계에 한발 크게 다가갈 것이다. 

 

개구리와 올챙이는 결국 한 생물 : 차이를 인정하고 배려하자
가수 노영심이 부른 <별걸 다 기억하는 남자>라는 노래가 크게 인기를 얻었던 때가 있다. 그 당시 대중가요의 가사로는 파격적일 만큼 현실적이며 구체적인 상황을 담아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샀다. 그 가사 가운데 ‘내가 전화걸 때 처음에 여보세요 하는지 죄송합니다만 그러는지’ ‘번호 8자를 적을 때 왼쪽으로 돌리는지 오른쪽으로 돌려쓰는지’ ‘고깃집에서 내가 쌈을 먹을 때 쌈장을 바르고 고기를 얹는지 아니면 고기부터 얹고 쌈장을 바르는지’를 그 남자가 기억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에서는 작사가의 섬세함과 위트를 볼 수 있다. 


너무나 사소한, 너무나 아무것도 아닌 차이지만 생각해보면 인간관계는 이런 작은 스타일이나 사고방식 때문에 충돌이나 갈등이 다반사로 일어난다. ‘저 사람은 왜 이런 일을 저렇게 처리하는지’ ‘도대체 내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불만을 돌아서면서 하게 되는데, 그러나 애석하게도 경험을 통해 저절로 갖게 된 사람마다 일정한 가치 기준은 쉽게 바꾸지 못한다.


사회생활 속의 인간관계를 결국 나 아닌 사람에 대한 고객만족의 차원에서 바라본다면 ‘내부 고객’이랄 수 있는 직장 상사나 선배, 동료, 후배들에 대한 나의 서비스 정신은 가장 먼저 그들이 가진 생각의 차이, 습관의 차이를 인정하는 데서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나와 견해 차이가 커도 그것은 생각이 ‘다른 것’뿐이지 이것이 ‘틀린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런데 고객의 마음을 잘 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객의 입장이 되어보아야 한다고들 말하지만 생각보다 그리 간단치 않다. 자신의 말을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는 상대의 가치를 파악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가치 기준을 파악하고 있으면 거기에 맞춰서 자신의 의견을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하기가 한결 쉬워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늘 마음을 열고 나의 내부고객인 직장 내의 동료들과 인간적인 신뢰와 정을 쌓는 일이 중요하다. 내 핏줄, 허물없이 가까운 어린시절 친구 같지는 않아도 적어도 인간적인 믿음의 토대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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